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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끝났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의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대5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제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다.
장원준은 두번째 FA다. 현재까지는 전망을 쉽게 내놓기 힘들다. 두산에서 보낸 4년 중 3년은 완벽 그 자체였지만, 마지막 시즌인 올해 크게 부진했다. 과연 구단이 장원준의 부진 원인을 어디에 무게를 두고 보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몇 시즌동안 꾸준히 누적된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에 다음 시즌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면 다시 '에이스'로 활약을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와 투수 FA가 가진 한계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도 있다. 타 구단이 쉽게 영입 입질을 하기는 어려운 가운데, 두산과 장원준이 어떤 협의점을 찾느냐에 따라 장기 협상이 될 수도 있다.
반면 양의지는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귀한 대접을 받는 풀타임 출전 가능한 포수인데다, 타격도 전성기다. 두산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도 양의지가 공격과 수비에서 중심을 잡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산도 일찍부터 FA 양의지에 대한 신경을 꾸준히 쓰고 있었다. 김태형 감독도 양의지 잔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변수는 타 구단들이 얼마나 영입전에 참가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미 몇몇 구단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았다가, 또 큰 지출을 줄이고자 하는 최근 구단들의 경향을 감안해 예년보다 FA 시장에 한파가 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의지는 대형 계약을 체결할 확률이 크다. KBO 이사회의 FA 상한선(4년 총액 80억원 이하) 제안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거절하면서, 아직까지는 계약에 제한이 없다.
두산은 2015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장원준을 제외하고 외부 FA 영입에 전혀 뛰어들지 않았다. 지난 겨울 기존 주전 멤버인 민병헌도 FA 자격을 얻었지만, 두산과 협상에 실패하고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과연 두산이 4년만에 '큰 손'으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