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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예상외의 타격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통합우승에 먹구름이 낀 두산의 가장 큰 걱정은 타선이다.
정규시즌 팀타율 3할9리로 역대 시즌 최고 타율 신기록을 세운 두산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타율이 2할5푼2리다. SK가 2할4푼으로 더 낮지만 SK에겐 홈런이 있다보니 타격 부진이 가려진다.
그러나 두산 김태형 감독은 주전을 그대로 기용하고 있다. 3차전에서도 김재환이 갑자기 부상을 당해 라인업이 조정된 것이지 원래는 1,2차전과 같은 라인업이었다.
김 감독은 4차전에서도 선발 출전 멤버의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3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백업보다는 그래도 공을 계속 보던 선수들이 아무래도 나으니까 다른 선수를 넣는 것보다는 그래도 하던 선수가 제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4차전 SK 선발이 왼손투수인 김광현이라 박건우의 1번 배치 등 라인업 변화를 코칭스태프와 상의하겠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주전 멤버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주전에 대한 믿음은 당연한 것이다. 이들로 싸워서 진다면 후회도 없다. 하지만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을 때 기다려 준다고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7경기밖에 열리지 않는 한국시리즈라면 기다릴 시간도 별로 없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부상을 안고 있던 양의지와 김재호를 한국시리즈 내내 주전으로 기용했다. 김재호가 한국시리즈에서 10타석 모두 무안타에 그쳤지만 그를 중용했다. 이러한 그의 성향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주전이 부상없이 뛸 수 있는데 다른 선수를 기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백업 멤버가 박세혁 장승현(이상 포수) 류지혁 황경태 이병휘(이상 내야수) 정진호 조수행 백민기(이상 외야수) 등인데 주전과 비교해 확실히 잘친다는 보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도 주전이 부상이나 극심한 부진으로 빠질 때 들어간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얻은 별칭이다. 기본적으로 주전이 아프지 않다면 그대로 기용해야한다.
이제 길어야 4경기다. 그동안 부진했던 타자들이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