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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타력보다도 출루율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144경기를 치르며 총 125개의 라인업을 가동했다. 팀 사정이나 상대 투수와의 전적 데이트를 많이 참고했다. 물론 시즌 초부터 중심 타자들의 부상 러시가 이이진 탓에 여러 선수들을 시험해봐야 했던 것도 리그 전체에서 네 번째로 만은 라인업을 가동한 이유다.
분명 커다란 전력 손실이다. 그러나 넥센 장정석 감독은 늘 그랬듯,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대안을 찾아냈다. 이번에는 김하성의 전격 1번 기용이었다. 이정후 없이 치른 첫 경기였던 지난 22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때는 서건창을 1번 타자로 투입했었다. 그러나 이날 넥센이 패하자 장 감독은 4차전 리드오프 역할을 김하성에게 맡겼다. 당시 장 감도은 "김하성은 출루율도 좋고, 어떤 유형의 투수가 나와도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에서 '1번 타자의 덕목'에 관하 장 감독의 주관이 묻어나온다. 그는 "1번 타자에게 기대하는 건 출루다. 김하성을 1번으로 낸 가장 큰 이유도 역시 출루율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김하성은 장타력도 좋다. 1번으로 나가 장타를 쳐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장타보다는 부지런히 출루해서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쩐지 이번 플레이오프 때는 테이블 세터가 잘 만들어 주면 중심타선에서 해결하는 장면이 많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결국 SK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리드오프 김하성'의 기조는 계속 이어질 듯 하다. 물론 이 방안 역시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바로 수정될 수 있다. 김하성이 1번에 부담감을 느껴 슬럼프에 빠진다거나, 혹은 SK에 대패를 당할 경우에는 바뀐다. 넥센의 리드오프 전략이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