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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이다.
시즌 종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KBO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다. 선두 두산 베어스가 독주할 뿐, 2위 SK 와이번스와 3위 한화 이글스 뿐만 아니라, 4위 넥센 히어로즈도 자리잡기 싸움에 가세할 모양새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놓고는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혈투가 점입가경이다. 7위 삼성 라이온즈도 언제든 치고 올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18일 경기서 일제히 드러났다. KT와 NC, 롯데 모두 갈길 바쁜 SK와 한화, LG의 발목을 잡았다. SK와 한화는 선두 두산을 꺾은 넥센의 추격 사정권에 들어섰고, LG는 이날 삼성을 대파한 KIA에게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KT는 탈꼴찌에 모든 것을 걸었다. 4년 연속 꼴찌의 멍에를 쓰지 않기 위해 총력전 모드로 전환했다. 18일 SK전에서도 혈투 끝에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가을야구와는 멀어졌지만 명확한 목표가 집중력 유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NC는 '홀가분함'의 덕을 보고 있다. 김경문 전 감독이 물러난 뒤 한동안 표류했지만, 최근 들어 성적 부담을 떨치면서 경기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한화전에서는 뛰어난 타격 집중력까지 발휘하면서 힘겹게 팀을 이끌어온 유영준 감독대행을 웃음짓게 하고 있다.
앞선 두 팀과 달리 롯데는 다소 애매해 보인다. 산술적으로는 가을야구행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현실의 벽이 높다.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마친 뒤 8연패를 당하며 불씨가 꺼지는 듯 했다. 그러나 18일 LG전에서 오랜만에 투-타 모두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타면 무서워지는 '롯데 야구'가 상위권 팀들에겐 껄끄러운 부분.
KT는 LG와 4경기, 삼성과 3경기를 앞두고 있다. 롯데도 KIA와 4차례 맞붙는다. NC는 넥센, KIA와 각각 3경기, SK와 두 경기를 치른다. 이들을 상대로 많은 승리를 따내는 팀이 가을야구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