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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선발 이승호 4⅓이닝 2실점, 가능성을 던졌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9-19 20:25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선발투수 이승호가 두산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19/

넥센 히어로즈 프로 2년차 좌완투수 이승호(19)가 데뷔 첫 선발 기회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투구였다.

이승호는 19일 고척 두산전에 선발로 나왔다. 종전 넥센 선발 로테이션에 최원태(팔꿈치 통증)와 신재영(손끝 물집)이 빠지게 되자 장정석 감독은 이승호와 안우진(19)에게 선발 임무를 맡겼다. 이에 따라 이승호가 이날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가 신인 2차 1지명으로 영입한 이승호는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재활 중이던 지난해 후반 김세현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KIA에서 넥센으로 이적하게 됐다. 2017시즌은 수술 후 계속 재활에 집중하느라 공을 던지지 않았다. 올해가 사실상 데뷔 첫 시즌인 셈이다.

장 감독과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는 이승호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선발 요원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140㎞ 중후반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투수인데다 변화구의 제구력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수술 후 첫 시즌이라 투구수를 조절해야 했다. 그래서 시즌 초반부터 중간계투로 짧게 던지게 하면서 1군 경기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이승호는 점차 투구수를 늘려갔고, 승부 감각도 쌓아나갔다. 결국 시즌 막판 선발 공백이 생기자 가장 먼저 등판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넥센 벤치의 착실한 준비가 맺은 결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날 이승호는 데뷔 첫 선발로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리그 1위에 팀 타율 1위 두산 타선은 베테랑 선발투수도 어려워한다. 그러나 젊은 패기를 앞세운 이승호는 이 부담감을 꽤 잘 견뎠다. 3회까지 볼넷과 사구 1개씩만 내주며 노히트노런 페이스를 유지했다. 신중하게 승부를 이어갔다.

4회에 일격을 허용했다. 지나친 조심성이 오히려 화가 된 케이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놓고, 연속 3개의 볼을 던졌다. '맞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이전까지 부드럽던 투구 폼을 딱딱하게 만들며 릴리스 포인트가 흔들렸다. 결국 6구째 144㎞ 직구가 약간 높게 뜨는 바람에 김재환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다. 그래도 이후 세 타자를 삼진 1개를 곁들여 범타 처리하며 2-1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투구수가 70개를 넘긴 시점에서 제구력이 또 흔들렸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다. 원래 장 감독도 이승호의 한계 투구수를 80개 정도로 봤다. 5회초 선두타자 이흥련을 유격수 직선타로 잘 잡았지만, 류지혁에게 사구를 던졌다. 체인지업이 손에서 빠지며 헬멧 쪽으로 날아간 결과. 악력이 풀리면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이후 류지혁의 도루로 된 1사 2루에서 정수빈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짧은 안타라 홈 승부도 가능했지만, 하필 이날 넥센 선발 좌익수는 어깨가 약한 고종욱이었다. 다이렉트 송구를 못해 유격수에게 중계 플레이를 하는 사이 류지혁이 여유롭게 홈에 들어와 동점을 만들었다.

이승호의 첫 선발 경기는 여기까지였다.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투구수가 79개, 한계치에 도달했다. 나이트 코치가 나와 이승호를 격려하며 윤영삼과 교체했다. 윤영삼이 이닝을 잘 막아 결국 이승호는 이날 최종 기록을 4⅓이닝 2안타(1홈런) 4사구 2개, 4탈삼진 2실점으로 마감했다. 100점까지는 아니어도 80점 이상은 충분히 받을 만한 성적이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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