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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또 레일리 징크스에 울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9-16 16:31


◇넥센 이정후가 지난 6월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4회초 2사 2루에서 KT 주 권의 투구에 스윙하다 배트를 놓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는 데뷔 두 시즌 만에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2년 연속 3할대 타율, 100안타 이상을 쳤다. 현역시절 시대를 풍미했던 아버지 이종범 TV해설위원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행보다.

이런 이정후를 기죽이는 투수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주인공. 이정후는 지난해 레일리를 상대로 10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볼넷 1개를 골라냈지만 삼진을 4차례나 당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3할2푼4리)에 비해 떨어지는 좌투수 상대 타율(2할8푼) 탓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2할대 후반의 상대 타율도 결코 낮은 지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정후의 '레일리 징크스'를 가볍게 보긴 어려웠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지난 7월 28일 레일리가 등판한 고척 롯데전에서 이정후를 제외했다. 올 시즌에도 고강도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이정후는 잔뜩 벼른 승부였지만, 장 감독은 이정후의 휴식을 택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 레일리와 이정후의 시즌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장 감독은 이날 이정후를 1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타격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다는 평가를 받던 이정후가 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이번엔 정면승부였다. 장 감독은 "(7월 28일) 당시엔 체력 관리 차원의 결장이었다. 오늘은 리드오프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2B2S에서 레일리가 던진 143㎞ 직구를 받아쳤으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3회초 2사후 두 번째 타석에선 공 3개 만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넥센이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5회초 2사 2루에선 레일리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6구째 142㎞ 투심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 8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레일리를 만난 이정후는 1B2S에서 141㎞ 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갖다댔지만,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4타수 무안타.

넥센은 이날 완봉투를 펼친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의 역투에 힘입어 롯데를 2대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레일리 징크스'를 깨지 못한 이정후에겐 아쉬움이 가득한 승부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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