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사회인팀에도 혼쭐, 몸값 거품 빠지는 계기 될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9-02 11:10


3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한국 박병호의 중월 3점 홈런 때 덕아웃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31/

비정상적 선수 몸값, 거품 빠지는 계기가 될까.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해피엔딩이었지만, 씁쓸함이 많이 남은 대회였다. 예선전 첫 경기 대만전 패배에 중학교 수준으로 볼 수 있는 홍콩전 9이닝 경기는 금메달 영광 속 수치로 평생 남게 됐다.

한국만 유일하게 프로 스타급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일본은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출전했고, 대만 역시 프로 선수는 일부 포함됐다. 하지만 예선부터 결승까지, 한국 대표팀이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없었다. '왜 이 정도 경기력밖에 안나오나'라는 한숨이 나오는 경기들 뿐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의 몸값은 엄청났다. 대박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도 수두룩 했다. 김현수(LG 트윈스) 115억원,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98억원, 황재균(KT 위즈) 88억원, 정우람(한화 이글스) 84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도 정식 FA 계약을 맺지 않아서 그렇지 100억원 이상의 몸값이 매겨지는 선수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인데, 사회인 야구에서 뛰는 선수들도 확실하게 제압하지 못했다. 프로의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 프로야구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안에서 각 구단들의 고통은 더해지고 있다. 적자의 연속이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선수들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투자를 안할 수도 없다. 좋은 선수는 줄어드는데, 성적은 내야하니 멀리 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돈을 쓴다. 비정상적인 FA 선수 몸값에 자정하자고 결의를 하지만, 꼭 중요한 순간 1~2개 구단이 배신하는 시나리오가 반복되고 있다. 10개 구단의 '치킨 게임'이다.

결국 선수들의 몸값을 정상 범위로 떨어뜨리려면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근거가 있어야 다음 계약을 하는 선수들을 납득시킬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력 문제가 리그 자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잘하는만큼 보상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리그,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과 받는 돈의 가치를 연결시킨다면 분명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영상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