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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서부지구 우승을 놓고 다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7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선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했다. 상대 애리조나 에이스인 잭 그레인키(7⅓이닝 6안타 3실점)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같이 류현진의 복귀 후 상황이 하나같이 긍정적으로 흐르는 또다른 이유는 스피드의 확보다. 직구 스피드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날 애리조나전서 류현진의 직구는 최고 92.5마일, 평균 91.2마일을 기록했다. 복귀 후 평균 스피드만 따지면 8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90.6마일, 8월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89.2마일, 8월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90.0마일이었다. 애리조나를 상대로 직구 스피드가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이야기다. 류현진이 비록 직구 구사 비율을 30%대로 줄였지만, 스피드가 증가하고 있다는 건 투구 밸런스가 정상 궤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두 시즌인 2013~2014년 시절의 스피드와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
직구 스피드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대 타자들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스타일로 정착했다고 보면 된다. 맞혀잡는 피칭을 하면서도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탈삼진 수도 늘려가는 게 바로 류현진의 현재 모습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의 피칭에 대해 "오늘 밤 내내 대단했다. 홈런을 맞은 공조차도 그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앞으로 남은 시즌도 호투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동료 선발투수의 컨디션과 로버츠 감독의 로테이션 전략에 따라 등판 일정이 바뀌었다. 그러나 오히려 투구 내용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류현진은 오는 6일 뉴욕 메츠와의 홈게임에 등판한다. 이후에는 신시내티 레즈, 세인트루이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인트루이스를 제외하면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팀들이다. 올시즌 후 FA가 되는 류현진으로서는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안팎으로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