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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승 도전 금민철, 조용한 FA 반란 꿈꾼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8-15 08:20


2018 KBO리그 kt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금민철이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26/

조용한 FA 반란을 이뤄낼까.

KT 위즈는 14일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10대0 완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자신들을 1경기 차이까지 따라온 NC를 2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꼴찌 추락의 걱정을 조금 덜게 됐다.

이날 집중력 있게 점수를 뽑아준 타선도 잘했지만, 선발 금민철이 없었다면 힘든 경기를 할 수도 있었다. 금민철은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각 4개씩 내줬지만, 고비 때마다 잡아낸 삼진 6개를 앞세워 무실점 피칭을 했다. 직전 경기인 지난 8일 NC전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6실점 패전투수가 됐었는데, 이 패배를 곧바로 설욕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금민철은 NC전 승리로 시즌 성적 8승8패 5할 승률 기준을 맞췄다. 개막 후 5선발로 시작해, KT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거르는 일 없이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해줬다. 그렇게 하다보니 벌써 8번의 승리를 따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휴식 후 생애 첫 10승에 도전할 찬스를 잡았다. 브레이크 후 KT는 31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데, 몸에 문제만 없다면 최소 4~5번의 등판이 더 가능하다. 금민철은 유일하게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2010년 넥센 히어로즈 시절 6승11패를 기록했었다. 6승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금민철의 10승 도전, 팀이나 선수 개인에게 매우 중요하다. 브레이크 이후에도 금민철이 선발투수로 제 역할을 해준다면 탈꼴찌를 넘어 한 계단이라도 더 높은 곳에 설 가능성이 높다. 더스틴 니퍼트와 라이언 피어밴드 두 외국인 투수에 금민철까지 3명의 선발만 안정적으로 돌아가줘도 충분히 싸움을 해볼만 하다.

또 금민철은 이대로 시즌을 잘 마치면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기회를 얻는다. 2005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14년 만에 처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내년이면 33세로 어느정도 나이도 있고, 압도적인 성적도 아니기에 초대형 계약을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10승을 거두느냐 아니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대접이 확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만큼 10승 투수 명함이 주는 위력은 대단하다.

직구 구속은 135km를 넘기기 힘들 때도 있지만 금민철의 가치는 구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끝에서 자연스럽게 휘는 컷패스트볼성 구질이 상대 타자들을 힘들게 한다. 올해는 모처럼 만에 얻은 선발 기회이고, 거의 경험이 없었던 풀타임 시즌이기에 시행착오가 있었겠지만 올시즌 후 오프시즌 준비를 잘한다면 내년에는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른 팀이 아닌,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막내 KT에서 거두는 10승의 가치는 또 다를 수 있다. 득점-수비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함을 감안해야 한다.

만약 금민철이 10승을 기록한다면 KT 창단 후 2번째, 또 토종 투수로는 처음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KT는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의 12승 기록을 제외하고는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없었다. 올해도 니퍼트 6승, 피어밴드 5승, 고영표 5승에 그치고 있어 금민철의 기록 달성 가능성이 가장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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