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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팀타율 1,2위(두산 0.310, LG 0.299)를 달리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팀은 외국인 타자로부터 얻은 게 별로 없다. 이 때문에 두산 김태형 감독이나 LG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타자 얘기만 나오면 "그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며 깊은 한숨을 쉰다.
LG 가르시아는 부상 때문에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파워와 정확성을 갖춘 타력은 인정을 받고 있는데, 허벅지 부상 때문에 기량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4월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루로 전력질주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입고 3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다. 부상 당시에는 1~2개월이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복이 늦어지는 바람에 전반기 막판에서야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두산전에서 또다시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2루 도루를 감행하다 이번에는 오른쪽 허벅지 대퇴부 안쪽 근육 손상을 입었다. 회복 기간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이지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가르시아는 35경기에서 타율 3할8푼1리, 7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17에 이른다. 수비 실책이 9개로 많은 편이지만,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능력만큼은 탁월하다.
2위권 팀들과 승차 9~10경기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우승, 즉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80% 이상 확정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반슬라이크 한 명 없다고 해서 단독 선두 체제가 무너질 팀도 아니고 가능성도 없다. 일각에서는 "가을 야구에서 잘 하면 제 몫은 하는 것 아니겠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반슬라이크의 연봉, 정확히 말해 7월부터 받는 보수는 32만달러다.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데려온 선수나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파레디스 퇴출 직후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냐"는 질문에 "없으면 손해"라고 했다.
하지만 LG는 사정이 다르다. 4일 SK 와이번스전에 패하면서 4위 자리가 더욱 위태롭게 됐다. 5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가 2.5경기로 좁혀졌고, 6~8위 삼성, KIA, 롯데의 사정권에도 들어섰다. 16경기에서 5승11패를 기록한 후반기 순위가 최하위다. 탄탄했던 전력 밸런스가 순식간에 붕괴됐다. 마운드에서는 동반 부진 현상이 일어났고, 타선은 또다시 집중력을 잃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건강한' 가르시아가 아쉬운 이유다. 물론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타선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줘야 될 수가 가르시아다.
두산이나 LG 모두 외국인 타자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시즌 막판이나 포스트시즌 만이라도 건강하게 제대로 뛰어줬으면 하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