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마운드 오른 힐만, 산체스에 건넨 대화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26 18:03


◇트레이 힐만 SK 감독(오른쪽)이 지난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NC전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지난 2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전.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팀이 8-1로 앞서던 5회초 무사 1, 2루 2B1S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 앙헬 산체스와 마주한 힐만 감독은 직접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산체스를 격려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좀처럼 없었던 힐만 감독이었기에 이날 모습은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힐만 감독의 '조언'을 들은 산체스는 조수행을 상대로 주무기 커터 2개를 뿌리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산체스는 허경민, 최주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실점 했고, 박건우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만루 위깅 놓였다. 결국 손 혁 SK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산체스는 승리 투수 요건 달성에 아웃카운트 두 개 만을 남겨두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산체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9경기서 8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20으로 메릴 켈리(17경기 7승5패, 평균자책점 5.03), 김광현(15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2.80)과 함께 SK의 에이스 노릇을 해왔다. 예리한 커터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투구로 주목 받았다. 그동안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이닝을 마무리 시키고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시킬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힐만 감독은 산체스를 불러들이는 선택지를 택했다.

힐만 감독은 "산체스를 (마운드에서 만나)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 해라. 지금까지 잘하고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강판 이유를 두고는 "우선 팀을 생각해야 한다. 선두팀인 두산에게 흐름을 넘겨주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판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구원 투수 채병용이 좋은 투구를 해줘 (흐름을) 잘 막았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승리를 위한 결단이었지만, 산체스 개인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었다. 산체스는 두산전 전까지 연승(3승)을 기록 중이었다.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던 두산전의 상황은 개인적인 아쉬움을 키울 수밖에 없다.

힐만 감독은 "산체스가 어제보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본인도 잘 알 것이다. 감정 컨트롤만 잘하면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며 "미팅을 통해 산체스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두산전 경험이 산체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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