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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날이었지만 헤일의 피칭은 가슴이 뻥뚫릴만큼 시원시원했다.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31)이 24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첫 등판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6이닝 동안 단 65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1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5대0으로 승리해 첫 승도 챙겼다.
매우 공격적이었다. 인터벌이 길지 않고 공을 받으면 곧바로 던질 채비를 하면서 빠른 피칭을 했다. 무더위에 지칠 수밖에 없는 수비수들에겐 최고 투수였다.
초구 시속 151㎞ 빠른 공으로 한화 팬들과 인사한 헤일은 최고 152㎞ 싱커(20개)와 최고 151㎞ 직구(19개), 120㎞대 체인지업(19개), 슬라이더(7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슬라이더를 빼고는 거의 모든 공이 포수가 원하는 쪽으로 왔다. 포수 최재훈도 경기후 "제구가 워낙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삼진 1개를 빼고 타자 18명을 상대했는데 12개가 땅볼(번트 포함)이었고, 뜬공은 6개뿐이었다. 살짝 떨어지는 싱커가 직구처럼 빠르게 들어와 땅볼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KIA 타자들이 제대로 맞힌 타구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슬라이더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는게 헤일이 아쉬워했던 점.
퀵모션, 견제 동작도 간결하고 깔끔했다. 1회초 KIA 선두 타자 이명기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해 2루 도루를 시도했는데, 포수 최재훈의 호송구로 아웃됐다. 2회초에는 2루수 번트 내야안타로 출루한 로저 버나디나가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됐다. 헤일의 퀵모션이 워낙 빨라 2번의 도루 시도 모두 여유있게 아웃이 됐다.
내야안타 2개, 수비 실책으로 3명의 타자가 출루했는데, 아무도 2루를 밟지 못했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국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좋아 삼진잡기 어려웠다"는 헤일은 "시차 적응은 잘된 것 같다. 홈팬들의 노래 등 열정적이 응원도 좋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잘 소통하고 있고, 다음 경기도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첫 등판의 소감을 밝혔다.
한 감독은 경기 후 "헤일이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답게 기대한대로 완벽한 제구를 선보였다"면서 "헤일의 합류로 선발진이 안정된다면 불펜도 안정을 찾을 수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합격점을 줬다.
송진우 투수 코치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빠른 싱커가 좋았고, 제구도 매우 좋았다. 이 정도로 던져준다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강한 인상을 남긴 헤일은 로테이션대로라면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등판한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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