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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문은 거대한 성벽처럼 견고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허술한 빈틈이 커져만 간다.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이 점점 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 본질을 어디서 찾아야 할 지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불펜 투수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불펜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하는 것인가.
넥센은 지난 18일 고척 LG전에서 후반기 첫 승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6회까지 3실점으로 건실하게 막아줬고, 중심타선에 배치된 마이클 초이스와 장영석이 2개의 2점 홈런을 합작하며 역전과 점수차 벌리기까지 순조롭게 이뤄냈다. 브리검이 마운드를 지킬 때 6-3 리드. 7회는 좌완 오주원이 LG 상위 좌타자를 막기 위해 올라와 1이닝을 공 11개만 던지며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여전히 6-3 리드라 8, 9회만 막으면 후반기 첫 승을 따내며 승률 5할 고지를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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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오주원의 교체 타이밍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기와 별로 달라지지 않은 운용법이기 때문이다. 결과론을 떠나 새롭게 다짐한 운용법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다소 의문스럽다. 그렇게 투입된 김동준은 결국 순식간에 2안타(2루타 1개) 1사구로 무사 만루위기를 만들고 말았다. 불과 10구만에 벌어진 일이라 벤치가 손쓸 시간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무사 만루에서 꺼내든 마무리 김상수의 조기투입은 결국 핀치에 몰린 넥센 벤치의 당혹감만을 보여줬다.
이날 패배로 넥센은 벌써 8번째 역전패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그만큼 뒷문 불안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도 벌써 3번이나 졌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5위 이상은 언감생심이다. 어차피 선수를 당장 바꿀 수 없다면 있는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조합해내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운용의 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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