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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넥라시코'의 악연이 히어로즈의 발목을 잡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후반기 첫 출발에서 휘청였다. 17일 고척돔 홈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었는데 3대9로 맥없이 지고 말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이 LG에 강점을 보인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선발로 투입하는 등 필승 의지를 불태웠지만, 경기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안타는 집중되지 못한데다 수비에서도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하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비록 5위는 유지했지만, 이날 패배로 넥센은 시즌 46승47패를 기록해 5할 승률을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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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넥센이 LG에게 고전한 건 올해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 2016년부터 LG를 만나면 기를 펴지 못해온 게 올해로 3년째다. 2016시즌에는 상대전적 6승10패로 밀렸고, 지난해에는 5승10패1무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2016년 전까지는 넥센이 오히려 LG를 이긴 적이 많다. 2011년(12승7패) 2012년(13승6패) 2013년(11승5패) 2014년(9승7패) 2015년(10승6패). 무려 5년 연속으로 강자의 위치에 있었다. 이 덕분에 2010년 이후 상대전적에서도 넥센이 77승69패1무로 앞서 있다. 때문에 2010년대 초반 만들어진 '엘넥라시코'라는 단어에는 은근히 넥센 쪽이 앞서는 듯한 뉘앙스가 배어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의 결과를 통해, 특히 올해의 압도적인 우세 덕분에 이제는 LG가 '엘넥라시코'의 주역이 됐다.
이제 두 팀의 맞대결은 18일 경기를 포함해 6번 밖에 남지 않았다. 만에 하나 넥센이 전승을 거둔다면 시즌 전적을 동률로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일방적 관계는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적어도 맞대결 7연패를 끊어내면서 연승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상위권 도약의 희망이 생긴다. 또 그래야 혹시 벌어질지도 모르는 LG와의 포스트시즌 대결에서도 기선을 제압당하지 않을 수 있다. 과연 넥센은 심각한 'LG 포비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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