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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만하면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차우찬은 구위와 제구 모두 엉망이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에 그쳤고, 볼넷을 4개나 내줬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의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올시즌 KIA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은 13.50을 기록했다. KIA만 만나면 난타를 당하는 꼴이다.
롤러코스터 행보가 확연하다. 올시즌 9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올린 차우찬은 6점 이상을 허용한 경기도 6번이나 된다. 공교롭게도 이 6경기에서 차우찬은 모두 패전을 안았다. 지난 6월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5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차우찬은 23일만에 또다시 졸전을 한 것이다.
이날 KIA전은 여러가지 면에서 중요한 경기였다. 전반기 막판 6경기를 남겨 두고 2,3위인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와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이날 경기서 승리를 거뒀어야 했다. 차우찬이 퀄리티스타트를 했다면 이길 수도 있었지만, 1회부터 7점을 주면서 경기 자체를 망쳐버리고 말았다. 더구나 LG는 7일 선발이 김대현, 8일 선발이 윌슨이다. KIA 선발은 7일 팻딘, 8일 양현종이다. 선발 매치만 놓고 보면 두 경기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차우찬이 3연전 첫 경기를 잡아줬어야 하는 이유다.
차우찬의 기복은 역시 제구력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차우찬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이 비교적 단조롭지만, 철저한 코너워크를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한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떨어지거나 직구가 가운데 몰리는 날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6일 현재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 27명 가운데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차우찬을 비롯해 KIA 팻딘(6.32), 삼성 라이온즈 팀 아델만(5.78), LG 임찬규(5.34), 한화 이글스 제이슨 휠러(5.31),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5.18), KT 위즈 금민철(5.10) 등 6명이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