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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감독의 후회, "그때 그냥 놔뒀더라면…"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6-20 19:58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그냥 놔두는 게 나을 뻔했어요."

때로는 선의의 배려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떨쳐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은 아직도 4월 초순의 한 가지 결정에 대해 아쉬워 하고 있다. 여전히 '옳은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지만, 의도와는 정 반대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아쉬워 한 선택은 바로 4월초 루키 양창섭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일이다.

삼성이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뽑은 양창섭은 KIA와의 선발 데뷔전에서 역대 KBO리그 최연소 선발승을 따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포함해 개막 후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프로 무대에서 자리잡는 듯 했다.

그러나 4월11일 두산전에서 4⅔이닝 동안 6안타 4볼넷 5탈삼진으로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됐다. 두산전 때 119개의 공을 던진 양창섭에게 김한수 감독이 일종의 '휴가'를 준 셈이었다. 김 감독은 "두산전 때 선발 5이닝을 채우게 하려고 놔뒀는데, 결과적으로는 공만 많이 던지게 됐다. 신인이라서 관리가 필요했던 시점"이라고 밝혔다. 당시 선택은 피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 스포츠조선 DB
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과가 튀어나왔다. 양창섭이 1군 복귀일을 겨우 사나흘 정도 남겨두고 캐치볼을 하다가 오른쪽 쇄골에 통증을 호소했다. 여기서 일단 복귀 지연 요소가 발생했다. 게다가 또 얼마 후에는 발목까지 삐면서 복귀가 더 늦춰졌다. 결국 양창섭은 무려 50일 만인 6월20일이 되어서야 다시 선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렇게 1군 복귀가 길어질 줄은 나 분만 아니라 선수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배려를 해준 것이 오히려 반대의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그때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았다면 부상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양창섭도 재활이 길어지면서 프로 선수로서의 컨디션 조절 등에 관해 많이 배웠을 것이다. 모처럼 돌아왔으니 호투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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