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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신인 투수 안우진이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웃지 못했다. 매력적인 구위를 지녔다는 건 분명하다. 앞으로 얼마든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투수다. 하지만 아직은 1군 선발로 확실히 자리잡을 정도는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드러났다. 넥센 장정석 감독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안우진은 9일 수원 KT전에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격했다. 이미 그는 지난 2일 잠실 LG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장 감독은 "안우진이 징계 기간에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해서 100구까지 던질 수 있다"면서 안우진을 선발 요원으로 시험해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안우진은 확실히 자질 만큼은 또래 투수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1군에 콜업된 이후 두 차례 불펜 등판에서 안우진은 4⅔이닝 동안 단 1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2개 뿐이었고, 삼진은 4개를 잡았다. 상당히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래서 장 감독도 안우진을 선발에 넣은 것이다. 그러나 선발 등판 2경기에서 안우진은 6⅔이닝 동안 12안타 5볼넷 2사구 7탈삼진 11실점을 기록했다. LG전(3이닝 6안타 2홈런 1볼넷 4삼진 6실점) 때 홈런에 무릎을 꿇었다면 KT전(3⅔이닝 6안타 4볼넷 3삼진 5실점) 에서는 무더기 볼넷으로 자멸했다.
두 경기에서의 부진 원인이 서로 다르다. 이는 결국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만약 계속 안우진을 선발로 쓰고자 한다면 이에 대한 집중 지도가 필요하다. 벤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또는 안우진을 당분간 불펜에서 여유있게 투입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사실 퓨처스리그 경험도 없는 신인이 불펜 2경기만 나선 뒤 바로 선발로 나오는 과정이 다소 급박하긴 했다. 불펜에서 여유있게 던질 때는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준 만큼, 다시 여유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하다. 과연 장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