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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은 시즌 초반 가장 관심을 모은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KBO리그 최초의 대만 출신 외국인 선수인 그는 메이저리그 경력에 수려한 외모 뿐만 아니라 뛰어난 실력으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3월 24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7이닝 1실점)에 이어 3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2실점)까지 연승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한 수 아래'로 치부됐던 대만 야구, 왕웨이중의 힘에 국내 팬들은 놀라움을, 대만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사상 처음으로 대만에 KBO리그가 생중계되는 계기까지 마련됐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문제였다. 왕웨이중은 4월까지 7경기에서 6경기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런데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치고 복귀한 5월부터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복귀 후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고 153㎞까지 나오던 직구 구속은 5일 롯데전에서 147㎞로 떨어졌다. 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었지만 총 78개의 공 중 71%에 달하는 55개가 직구(29개)와 슬라이더(26개)였다. 떨어진 구속과 단조로운 패턴이 집중타로 연결됐다.
일련의 부진을 두고 왕웨이중의 체력 문제가 부진의 원인이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왕웨이중이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진출 뒤 풀타임 선발로 보낸 것은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인 2015~2016년 단 두 시즌 뿐이다. 미국 진출 직후 팔꿈치 수술 여파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인 2015년 145⅔이닝, 2016년엔 133⅓이닝을 소화하면서 가능성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마이너시절 기록인데다 왕웨이중이 국내 데뷔 첫 시즌인 만큼 체력적인 문제가 적응과 겹치면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최근 부진이 이어지자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유영준 NC 감독대행도 비슷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왕웨이중이 체력적으로 다소 버거워하는 느낌"이라며 "본인도 그런 의사 표현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다음 (선발 로테이션)텀 정도에서 한 번 거르고 갈지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임 김경문 감독은 왕웨이중의 관리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왕웨이중의 투구폼을 보면 하체보다는 팔의 힘을 많이 써서 던지는 스타일"이라며 "이런 투구폼이면 선발로 뛰던 선수들도 체력이 금새 떨어진다. 관리가 필요한 스타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현 상황에서 보면 조만간 왕웨이중이 다시 한 번 휴식을 통해 재충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