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전을 마친 조정훈의 평균자책점은 108.00이다.
조정훈은 팀이 12-2로 크게 앞선 8회말 선발 투수 노경은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일찌감치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 불펜의 감각을 끌어 올리고 가능성을 테스트해보기 위한 조원우 롯데 감독의 노림수였다. 앞서 NC 타선이 노경은에게 7이닝 동안 단 3안타(1홈런)에 그쳤던데다, 하위타선인 8번부터 시작되는 공격. 조정훈도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조정훈은 지난 1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아쉬운 모습에 그쳤다. 불과 ⅓이닝 동안 3안타 4실점 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간 바 있다. 5월 30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2안타 2 4사구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조정훈은 지난해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오를 수 있었던 숨은 힘 중 하나였다. 26경기에서 4승2패8홀드,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2010년 부상 뒤 네 차례 수술대에 올라 8시즌 만에 복귀한 그의 빛나는 역투는 올 시즌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하며 천천히 몸을 만든 조정훈은 2군리그에서 7경기 동안 8⅓이닝을 던지며 2홀드, 평균자책점 2.16을 찍었다. 그러나 1군 콜업 뒤 매 경기 대량실점을 하면서 조 감독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송승준, 박세웅 등 부상자들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마운드 운영 전체가 변화하고 있다. 오현택-진명호가 필승조를 맡고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 경쟁 속에서 불펜 이동이 나올 경우 이마저도 흔들릴 수 있다. 조정훈이 지금의 구위로 1군 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조정훈은 2군 무대에서 꾸준히 실전 감각을 키웠다. 컨디션 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자신감 회복이 지난해 모습을 되찾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1군 콜업 뒤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빠르게 구위를 회복할 수도 있다. 심적 부담을 털어내는게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찾는 관건이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