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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선구안과 빠른 발, 그리고 컨택트 능력. 전통적인 리드오프 히터의 개념이다. 1번 타자는 항상 출루가 제1의 목표이며 주자가 돼서는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를 흔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형종은 서울고를 졸업한 2008년 1차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때 포지션은 투수였다. 하지만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성장세가 멈추자 한때 그라운드를 떠나기도 했다. 그는 다시 야구판에 복귀해서 야수 전향을 시도했다. 그리고 지금은 성공시대를 달리고 있다. 올시즌 성적은 28일 현재 타율 3할6푼5리에 3홈런, 15타점, 28득점이다. 143타석으로 규정타석(167타석)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1번 자리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루율은 0.437, 장타율은 0.516, 도루는 2개다. 도루 숫자와 장타율이 눈에 띈다. 전통적인 개념의 리드오프 유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치다. 빠른 발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류 감독이 이형종을 리드오프로 중용하는 것은 화끈한 타격과 적극적인 베이스러닝 때문이다. 어차피 전통적인 개념에 충실한 1번 타자는 팀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시즌 개막 1번 타자로 나섰던 안익훈은 부담감을 벗지 못하고 타율 1할9푼6리로 침묵하면서 2군으로 내려갔다. 류 감독은 신중하게 재활을 진행해 온 이형종을 당초 계획보다 1주일 정도 빨리 전력에 합류시켰다. 이형종 본인도 1군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류 감독은 지금 1번 타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기대했던 모습에서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이형종만 바라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