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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넥센 히어로즈 마정길 불펜코치가 뒤늦게 선수 은퇴식을 치르게 됐다. 넥센 구단은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마 코치의 선수 은퇴식을 마련했다. 마침 상대팀 한화는 마 코치의 친정팀이라 더 의미가 깊다.
-일주일이 채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떤가.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다. 은퇴식이 흔한 게 아니라 선수 출신에게는 무척 소중한 이벤트인데, 구단이 챙겨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은퇴식을 한다는 소식은 언제 들었나.
사실 작년에 은퇴한 뒤부터 구단에서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괜찮다고, 안했으면 한다고 그랬다.
-은퇴식을 고사했다고.
정말 고맙고 소중한 자리지만, 은퇴 후에 곧바로 코치직을 맡아 선수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니까 (선수가 아닌) 내가 주목받는 게 부담이 됐다.
-그래도 결국 은퇴식을 치르기로 한 이유는
구단의 고마운 제안을 계속 거절하는 것도 미안한 일이고, 또 아이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은퇴식에서 큰 아들이 시구, 딸이 시타, 마 코치가 시포를 하는데.
큰 아들 효성이는 올해 13살이라 어릴 때부터 내 경기를 많이 보면서 컸다. 그래서 은퇴식에서 시구를 한다니까 제일 좋아했다. 딸 소민이는 이제 7살이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친정팀 한화전에 은퇴식을 하는 것이라 더 뜻 깊을 것 같다.
물론이다. 한화 구단에는 10년 가까이 몸담아왔다. 그간 응원해 주신 이글스 팬들에게도 감사 드린다. 물론 지금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는 히어로즈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모두 나에게는 소중하다.
-현역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
역시 2014년 첫 한국시리즈 무대가 기억난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은퇴하기 전에 그래도 이렇게 큰 무대를 밟아보는구나'하고 생각했다. 감격스럽고 소중한 기억이었다. 물론 당시 우승을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그래서 선수 때 못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코치로서라도 이루고 싶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