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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되는 156㎞ 강속구, 산체스 공 어떻게 치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5-01 21:27



제구가 되는 156㎞ 강속구.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가 리그 최고 선발의 위용을 과시했다.

산체스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2실점 호투로 팀의 1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4승(무패)째다.

삼성은 29일 LG 트윈스전 역전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삼성에서는 "하필 산체스를 만나게 됐나"라며 걱정부터 했다. 그만큼 산체스는 상대팀들에 무서운 존재다.

삼성전 전까지 6경기 선발 등판, 3승을 따냈다.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도 승리나 다름없는 경기들이었다. 4월7일 삼성전 7이닝 2실점(1자책점), 4월25일 두산 베어스전 7이닝 1실점이었다. 4월19일 KT전이 5이닝 5실점으로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는데 당시 구심 스트라이크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나머지 5경기는 모두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엄청난 투구를 했다. 개인 승리는 3승에 그쳤지만, 산체스가 나온 6경기 모두 팀이 승리를 거둬 의미가 있었다.

이미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산체스에게 최하위 삼성 타선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경기 시작부터 150㎞가 넘는 강속구를 쭉쭉 뿌렸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 4회 이원석에게 첫 안타를 맞았으나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산체스가 호투하는 동안 팀 타선이 4이닝 만에 11점을 냈다.

오히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산체스의 긴장이 풀렸는지 6회 박해민과 김성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80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7회를 앞두고 박희수와 바통 터치를 했다. 승리가 확정적인 가운데 일요일(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등판을 준비하는 게 나았다.

삼성전 직구 최고구속은 무려 156㎞를 기록했다. 계속해서 이렇게 강한 공을 던진 건 아니지만, 직구 평균 구속이 계속해서 150㎞를 넘나들었다. 타자 앞에서 꿈틀거리는 투심패스트볼은 최저 149㎞, 최고 153㎞를 찍었고 컷패스트볼도 140㎞ 중후반대에 형성됐다. 직구인줄 알았던 공들이 마지막에 날카롭게 꺾여 들어와 대처하기가 힘들다. 다른 투수들이 130㎞대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140㎞ 초반대니 구속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여기에 이 빠른 공이 제구가 된다. 제구가 조금 흔들려도 구위가 워낙 좋아 치기가 힘든데, 산체스는 이 빠른 공들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삼성 김한수 감독도 경기 전 "제구 흔들림이 없다. 들어오는 공은 적극적으로 쳐야한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눈에 보여 방망이를 휘둘러도 그냥 지나가니 타자들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다.

보통 한국에 처음 오는 외국인 선수들은 새로운 무대에 적응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산체스는 시작부터 SK의 복덩이가 됐다. 또, 각 팀들이 정밀 분석을 통해 약점을 찾아내고 그 약점을 공략해 상대 외국인 선수들을 괴롭히는데 산체스는 특별히 분석당할 것도 없을 듯 하다.

강한 타선의 지원도 확실히 받는 산체스의 무패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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