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유원상-배재환, 필승조는 힘든데 대안이 없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4-18 05:40


2018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말 NC 유원상이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4.17/

NC다이노스가 간신히 연패에서 탈출했다. 팀 창단 최다 연패 기록을 세울 뻔했지만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하며 최다 연패 타이기록에서 막아냈다.

이날도 타선은 좀처럼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2-2 동점이던 9회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의 연속 안타와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얻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모창민이 투수 앞 병살타, 노진혁이 삼진으로 물러나는 믿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연장 11회 1사후 넥센의 다섯번째 투수 오주원을 상댈 나성범이 솔로포를 터뜨리면 간신히 승리했다.

반대로 불펜은 오랜만에 제 몫을 완벽하게 해줬다. 2군에서 갓 올라온 이민호가 2⅔이닝 무실점으로 큰 역할을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배재환이 1이닝 무실점, 유원상이 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하지만 걸리는 부분이 있다. 유원상과 배재환이 너무 자주 등판한다는 것이다. 원종현 김진성 임창민 등 기존 필승조가 부진하면서 유원상과 배재환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유원상은 NC가 소화한 20경기 중 12경기에 등판했다. 11이닝을 소화했고 12안타 6실점(35자책)-평균자책점 4.09를 찍고 있다. 배재환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12경기에서 13이닝 15안타 6실점-4.15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잘 던지다가도 갑자기 난조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유원상은 시즌 개막부터 무실점 행진을 계속하다 지난 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3실점(2자책)으로 무너져 패전투수가 됐다.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아웃카운트 하나에 2실점하며 2패째를 기록했다.


배재환.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배재환도 그렇다. 개막 후 무실점이다가 지난 3일 삼성 전에 ⅔이닝 2실점하며 무너졌다. 지난 11일 KT 위즈전에서도 아웃카운트 2개와 3점을 맞바꾸고 내려왔다.

문제는 이렇게 계속 등판하다보면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일이 더욱 잦아지는게 불보듯 뻔한일이라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기존 필승조의 부진에 대해 "선수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준비했는데 구위는 오히려 예전보다 떨어져 있다"고 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통계를 무시할 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불펜에 걸린 과부하의 여파가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엿보이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동점상황 혹은 1점차로 뒤지는 상황에서도 필승조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니 불펜의 과부하는 가중되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시즌 초반부터 불펜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스스로 이겨내야한다"고 말했다. 유원상과 배재환은 올 시즌 NC불펜에서 새롭게 떠오른 '보물'들이다. 유원상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 와서 부활한 케이스다. 배재환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NC에 왔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못하고 그저 그런 투수가 될 뻔하다 올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도 올해는 꽤 중요한 시즌이라는 말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기존 필승조의 부진을 상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과부하가 걸리는 시점이 되면 NC에게 더 큰 시련이 닥칠지도 모른다는 것이 걱정거리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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