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쓰는 신인들, '순수 신인왕 대결' 기대해도 될까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00:41 | 최종수정 2018-03-29 06:20


28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6회 kt 강백호가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고 있는 강백호.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3.28

'순수 신인.'

이제 팀 당 4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올 시즌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단어다.

최근 KBO리그에서 눈에 띄는 순수 신인을 찾기가 어려웠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의 활약은 단비 같았다.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 만에 순수 신인왕에 올랐다. 거의 압도적이었다. 투표에서 총 503점을 획득했고, 2위는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141점)이었다. 김원중은 2012년 프로에 데뷔한 6년차. 이정후는 과거에 비해 높아진 프로의 벽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신인왕 투표만 봐도 놀라운 일이다. 2015년 예비역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2위는 넥센 유격수 김하성(당시 2년차). 2016년에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넥센 투수 신재영이 신인왕에 올랐다.

올해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순수 신인끼리 신인왕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있다. 신인들의 출발이 좋다.

야수 쪽에선 KT 위즈 외야수 강백호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가 눈에 띈다. 강백호는 지난 24일 시즌 개막전인 광주 KIA 타이거즈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고졸 신인으로 개막전 데뷔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낸 건 강백호가 처음이다. 2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선 2경기 만에 2호 홈런을 쳤다. 다음날도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2안타가 모두 2루타였다. 4경기 타율 4할2푼9리, 2홈런, 5타점. 아직 외야 수비가 약점이지만, 타석에서 만큼은 본인의 스윙을 가져갈 줄 안다. 시범경기 활약이 신기루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희는 롯데 주전 3루수 경쟁을 이겨냈다.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실책 2개를 범했다. 8회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실책도 나왔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석에선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4경기 연속 안타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 타순 고민이 컸다. 상위 타순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졌기 때문. 하지만 한동희가 공격력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1군에서 경험을 키우면, 실책도 줄어들 수 있다.

삼성 투수 양창섭은 최고의 데뷔전을 치렀다. 2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전날까지 팀 타율 3할7푼8리-10홈런-35득점을 기록한 KIA 타선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다. 스스로 팀의 4선발 자격을 증명했다. 고졸 투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기록한 건 KBO리그 역대 6번째 기록. 그 정도로 어려운 일을 양창섭이 해냈다.

한화 이글스 불펜 박주홍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3경기에서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피안타가 없다. 28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선 위기 순간에서 대담한 피칭으로 불을 껐다. "투수로서 모든 걸 갖추고 있다"는 한용덕 한화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면, 박주홍 역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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