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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미에 맞는 4번타자, 근접해가는 가르시아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3-21 08:47


2018 KBO리그 LG와 넥센의 시범경기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 가르시아가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경우 투수는 타자와 달리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실력이 정규시즌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즉 투수는 시범경기 성적으로 정규시즌 활약상을 대강 짐작할 수 있고, 타자는 시범경기서 부진했더라도 정규시즌서 제 모습을 찾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뜻이다.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는 지난해 시범경기서 타율 2할5푼, 4월 한 달간 1할5푼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5월 들어 3할3푼의 타율, 7홈런을 마크하며 타격감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결국 러프는 타점왕에 올랐다.

그렇다면 반대로 시범경기서 잘 친 외국인 타자는 정규시즌서 고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시범경기서 KBO리그 투수에 대한 적응을 마친 타자가 정규시즌 들어가서 돌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사이클에 따른 부진은 나타날 수 있어도 검증된 타격 실력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이 점에서 본다면 정규시즌서 기대를 걸어도 될 만하다. 가르시아는 LG가 심혈을 기울여 데려온 4번 타자다. 쿠바 출신이며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LG는 가르시아가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어 애틀랜타에 일정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협상을 벌일 수 있었다.

가르시아는 시범경기에서 막힌 체증을 풀어주듯 시원하게 주자를 불러들이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 관해 재미를 본 기억이 거의 없는 LG는 이번에 가르시아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르시아는 지난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린 가르시아는 타율이 3할7푼5리(16타수 6안타)로 올랐고, 타점은 5개가 됐다. 가르시아는 0-2로 뒤진 4회초 2루타를 날리며 타점을 올렸다. 2사 2루서 왼손 손동욱의 134㎞짜리 바깥쪽 직구를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만들었다. 2-3으로 뒤진 6회에도 적시타를 뽑아냈다. 2사 3루서 왼손 오주원의 112㎞ 커브를 받아쳐 중견수쪽으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치며 3루주자 오지환을 불러들였다. 주목할 것은 타점 2개 모두 2사후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시범경기 득점권 타율이 6할6푼7리(6타수 4안타)에 달한다. 류중일 감독이 기대하는 해결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LG 신경식 타격코치는 가르시아의 타격에 대해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입은 아니지만 확실한 자기 스윙을 가지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의 집중력, 유인구 대처능력에서 적응이 빠른 것 같다"고 평가한다. 가르시아는 6경기 18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볼넷 2개를 얻었고, 삼진은 3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홈런을 마구 때려내는 스타일은 아니다. 더구나 LG의 홈은 국내 최대 잠실구장이다. 그러나 타점 부문서는 두각을 나타낼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LG는 구미에 딱 맞는 4번 타자를 가르시아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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