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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상의 불펜 전환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SK 와이번스의 2018 시즌 준비가 순조롭다. 미국 플로리다-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통해 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선발진도 청신호다. 베일에 감춰졌던 앙헬 산체스가 150km의 제구가 되는 속구를 뿌리고 있다. 대박 조짐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광현도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돌아와 150km가 넘는 공을 던진다.
결국 모두가 전망하듯, SK의 2018 시즌 운명은 불펜진 활약에 달렸다. 지난해 개막 후 서진용을 마무리로 낙점했지만, 서진용의 경험 부족 한계를 이기지 못하며 팀이 흔들렸다. 후반기에는 베테랑 박정배가 뒷문을 잘 지켜줬지만 풀시즌 마무리로 버텨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가운데 윤희상의 불펜 전환은 반가운 소식이다. 윤희상은 지난 2012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로 SK 선발진을 지켜온 대들보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소화 이닝수, 성적이 떨어졌다. 33세로 나이가 들며 선발로 풀타임을 치를 스테미너가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선수와 현장이 상의한 끝에 불펜 전환을 결정했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염경엽 단장은 윤희상의 불펜 전환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선수의 의지가 강하고, 현장도 좋다는 판단을 내렸기에 더 막을 수 없다.
윤희상의 불펜 전환은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절묘한 수가 될 수 있다. 윤희상은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대신 제구와 경기 운영이 좋다. 포크볼이라는 결정구도 있다. 이런 좋은 매커니즘을 갖고 있는 가운데, 불펜으로 힘을 모아 1~2이닝 전력 투구를 하면 위력이 몇 배가 될 수 있다는 게 SK의 계산이다. 경험도 많아 위기 상황 등판에도 크게 흔들릴 스타일이 아니다.
윤희상이 중간에서 1이닝을 책임져준다면 다른 SK 필승조의 과부하를 해소할 수 있다. 기존 박정배 서진용 박희수 김주한 문광은 백인식 등에 불펜진 깊이가 한층 더해진다. 또 하나 중요 체크 요소는 마무리가 흔들릴 때다. SK는 박정배와 서진용 중 1명을 마무리로 낙점할 계획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두 사람 모두 위험 요소가 있는 자원들이다. 두 카드가 모두 주춤할 때 윤희상이 마무리 자리 대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종의 전천후 보험용 카드다. 윤희상에 대기하고 있다는 것에 다른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