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웨이중이 올해 어떤 역할을 해주는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최근 NC 다이노스 캠프를 찾은 대만 취재진의 말이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만 출신 메이저리거 투수 왕웨이중을 영입했다. KBO리그 구단이 대만 출신 선수를 영입한 것은 NC가 처음이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에 1992년생(26세)이라는 어린 나이가 매력적인 선수인만큼 NC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NC가 2차 캠프지인 LA로 떠나기 전, 마침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 구단이 훈련을 위해 애리조나 투산 키노 컴플렉스에 입성했다. 중신 구단 코칭스태프, 관계자들은 NC 구단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류를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왕웨이중의 팬들은 벌써부터 NC 구단에 전화를 걸거나, SNS 메시지를 보내 "어떻게 하면 왕웨이중의 유니폼을 구매할 수 있냐"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대만팬들끼리는 마산구장에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인천이나 김포가 아닌, 김해공항에서 내려 마산역까지 가는 버스를 탈 것'이라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시즌이 개막하면 직접 왕웨이중이 등판하는 경기를 보러오기 위해서다. '야구 한류'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도 있는 조짐이 보인다.
대만야구계는 왕웨이중의 NC 입단 이후 더 많은 대만 출신 선수가 진출하고, 한국야구와도 더 잦은 교류를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만의 간판 타자인 린즈셩 등이 한국 진출에 관심을 보였지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없었다. KBO리그 구단들이 일본, 대만 등 같은 아시아 출신 선수들보다 미국, 중남미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왕웨이중은 진출 자체로 편견을 깬 선수가 됐다.
물론 최고의 시나리오는 그가 모두의 기대대로 마운드 위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는 것이다. 캠프 합류 첫날부터 NC 동료들과 똑같은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왕웨이중은 지난 2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연습 경기에서 첫 실전 등판해 2이닝 2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벌써 최고 구속 150㎞을 마크했다. 코칭스태프도 준비 상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단 출발은 좋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