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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삼각편대 '엘롯기'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전력 보강을 어느 정도 이뤘을까.
지난해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는 희비가 엇갈렸다. 상중하로 명확히 구분됐다. KIA는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서 승승장구하며 2009년 이후 8년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타들을 배출하며 전국구 인기구단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롯데는 후반기 매서운 기세로 반전을 거듭한 끝에 페넌트레이스 3위에 오르면서 5년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았다. 롯데가 관중 100만명을 불러들인 것 역시 5년만이었다. 그러나 LG는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하고도 형편없는 타선 탓에 5강에 들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1위팀이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것은 지난해 LG가 역사상 처음이다.
올시즌 LG의 목표는 최소 포스트시즌, 나아가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구단 내부에서 나오는 의견들 대부분이 이 범위 안에 있다. 외국인 선수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헨리 소사와 짝을 이룰 타일러 윌슨은 평균 146㎞, 최고 150㎞의 직구를 던지고, 체인지업과 제구력도 괜찮다는 평가다. 부상 경력이 없어 풀타임 시즌을 버틸 수 있는 '하드웨어'라는 구단의 선발 조건에도 부합한다. 쿠바 출신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중심타순에서 몫을 해 줄 후보로 기대받고 있다. 류 감독은 가르시아를 유력 4번타자로 점찍은 상황이다. LG는 가르시아에 앞서 김현수를 영입, 타선 강화 의지를 내보였다. 류 감독이 경쟁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주전급 선수들을 발굴하느냐에도 이번 시즌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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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지난해 전력 대부분을 그대로 안고 이번 시즌을 맞는다. 디펜딩 챔피언답게 새 시즌 목표도 우승이다. 에이스 양현종, 주장 김주찬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외인 3인방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도 건재하다. 지난해 시즌 도중 가세한 마무리 김세현,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가 타이거즈 가족으로 완벽히 녹아들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다. 다만 지난해 우승 원동력인 선발 원투펀치와 폭발적인 타선에 덧붙여 올해는 4,5선발과 불펜이 안정감을 보일 수 있느냐가 김기태 감독의 과제다.
'엘롯기'가 동반 포스트시즌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나마 1995년 LG, 롯데, 해태(KIA 전신)가 페넌트레이스 2~4위에 올랐지만, 3위 롯데와 4위 해태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지는 바람에 준플레이오프(당시 거행 기준은 3경기차 미만)가 열리지 않아 해태는 탈락했다. 그래도 그해 엘롯기의 선전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관중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엘롯기'는 사상 처음으로 동반 100만 관중을 달성하면서 세 팀의 합계 역대 최다인 319만8168명의 팬들을 끌어모았다. 올해 이 부문서 다시 한번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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