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이것만은 당장 바꾸자. 3대 단기 과제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1-01 21:36


삼성과 FA계약을 한 강민호가 입단식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해 KBO리그 총관중은 840만688명. 역대 최다 관중이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관중은 1만1668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2012년의 1만3451명에 미치지 못했다. 10개 구단으로 2개 팀이 늘어나고 경기수가 증가했으나 내실을 다지진 못했다.

KBO리그가 국민 스포츠로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바꿔야할 것들도 있지만,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도 많다.

①선수들, 팬과 스킨십을 강화해라.

좀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경기장 밖에서 팬들과 스킨십을 더 많이 해야한다.

야구 게시판을 보면 유명 야구선수가 팬들의 사인 요청을 무시하고 갔다는 글이 심심찮게 나온다. 선수들은 전문적으로 사인을 판매하는 이들의 사인을 거부한 것이라고 항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이나 어르신이 사인을 요청했는데도 고개를 돌렸다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인터뷰 땐 늘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는 선수들이, 정작 팬을 만나면 외면한다. 선수 본인은 물론, KBO리그 전체로 봐도 도움이 안 된다.

선수간에 격차가 심하다고 해도 1군 선수는 일반인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실력도 있고 인기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연봉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연봉을 받는 권리만 주장하고 팬들에게 해야할 의무는 피하려고 하는 선수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FA(자유계약선수)로 거액을 움켜쥔 선수들에게서 이런 일이 많다. 많은 돈을 받은 만큼 못했을 때 비난이 클 수밖에 없고, 그만큼 스트레스가 크다. 그것을 이유로 팬들과의 스킨십을 거부하는 것은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KBO리그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이 팬들과의 스킨십을 많이 할수록 야구 인기가 더 올라가는 것은 자명하다.


②스트라이크존 일관성 유지해라.

지난 시즌 스크라이크존을 두고 말이 많았다. 급격한 타고투저로 인해 스트라이크존 확대 얘기가 많이 나온다. 2017시즌엔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문제는 일관성이었다.

시즌 초반만해도 "도저히 칠 수 없는 몸쪽 공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온다"는 타자들의 푸념이 많았다. 그런데 타자들의 볼멘 소리는 줄어들더니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존이 다시 좁아져 던질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스트라이크존이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다시 좁혀졌다는 얘기가 많았다.

스트라이크존은 타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심판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모든 심판이 같은 판정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즌 내내 일관성은 유지돼야 한다. 그게 리그 정체성의 기본이다. 그래야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공략법을 짤 것이고, 타자도 그에 맞게 타격을 할 수 있다.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은 선수와 심판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KBO가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잡고, 그것이 시즌 끝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확실히 해야 한다. 한번 정한 스트라이크존을 끝까지 유지해야 좀 더 질 좋은 야구를 볼 수 있다.


비디오판독 결과를 듣기위해 헤드폰을 쓰고 기다리고 있는 심판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③느려진 경기 시간, 빨리 진행시켜라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1분이었다. KBO가 지난 몇년간 스피드업을 강조했는데, 5년 연속 3시간20분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의 3시간25분에서 4분이 단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기가 늘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엔 경기 시간을 잡아먹는 주원인으로 비디오판독이 떠올랐다. 지난해 720경기서 나온 비디오판독은 총 706회. 경기당 0.98번이고 비디오판독 평균 소요시간은 1분44초였다. 비디오판독으로 판정이 바뀐 경우는 220번으로 번복률이 31.2%였다. 10번 중 7번은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뜻이다. 물론 비디오로 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심을 유지한 것도 있다.

번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오심이 아닌 것 같은 판정에도 비디오판독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판독이 팀당 2번씩 허용되다보니 굳이 필요가 없는 데도 상대팀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끊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비디오판독은 확실한 오심을 잡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선수나 코치가 요청을 하더라도 벤치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예전처럼 1번만 허용하고 번복이 됐을 때 한번 더 허용한다면 무분별한 비디오판독 신청을 줄일 수 있다.

KBO도 비디오판독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엔 판독에 최장 9분까지 걸린 경우가 있었다. 아무리 미세하게 보려고 해도 판독이 잘 되지 않는데 억지로 판정을 내리려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시간 제한을 둬 그 시간까지 판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원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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