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력누수 없는 한미일 챔피언들, 내년에도 문제 없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12-28 21:05


KIA 타이거즈는 내년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KIA 김기태 감독과 김주찬이 지난 10월 30일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우승은 해 본 팀만이 그 맛을 안다. 그래서 우승을 한 팀은 다음에 또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도 있다.

올해 한미일 3국 프로야구 우승팀들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내년에도 챔피언에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KIA 타이거즈, 메이저리그의 휴스턴 애스트로스, 일본 프로야구의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3국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들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특별한 전력 누수 없이 우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우승팀 선수들의 가장 큰 장점은 경험과 자신감이다. '큰 경기에서 이겼다'는 기분은 우승을 하지 못한 팀에게는 없는 보이지 않는 큰 전력이다. 팀워크 역시 한 시즌 동안 우승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더욱 탄탄하게 엮어놨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

8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KIA는 선수단 구성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않고 스토브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 팻딘, 로저 버나디나와 재계약을 마쳤다. 또 가장 큰 현안이던 양현종과의 재계약 문제도 28일 마무리지었다. KIA는 외부 영입없이 현재 선수들만 가지고도 내년 우승을 다시 일굴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이 때문에 특급 야수들이 포진했던 FA 시장은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앞으로 내부 FA인 김주찬을 잡는데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KIA가 올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명문 타이거즈 재건'이라는 슬로건 아래 최근 몇 년 동안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헥터를 2년전 데려와 선발진을 안정적으로 구축했고, 지난 겨울에는 FA 거포 최형우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타선의 중심을 세웠다. 팀 연봉 순위에서 2016년 7위였던 KIA는 올해 96억8400만원으로 한화 이글스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중에는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를 보강해 2%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KIA는 내년에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지난 11월 2일(한국시각)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LA 다저스를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그라운드로 몰려나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196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내부 육성을 통해 팀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올해 1억2434만달러였던 휴스턴의 팀연봉은 내년 시즌 약 1억579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구원투수 마이크 파이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년 600만달러)와 루크 그레거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년 1100만달러)이 FA로 팀을 떠났지만, 대신 FA 시장에서 구원투수 조 스미스(2년 1500만달러)와 헥터 론돈(2년 850만달러)을 보강했다.

저스틴 벌랜더, 댈러스 카이클, 찰리 모튼,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 브래드 피콕 등 선발진과 마무리 켄 자일스가 건재하고, 호세 알투베, 조시 레딕, 율리 구리엘, 조지 스프링어, 알렉스 브레그만, 카를로스 코레아, 마윈 곤잘레스 등 파워넘치는 젊은 타자들도 내년 시즌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스포츠베팅 업체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내년 시즌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1/6로 예상, LA 다저스(1/5)에 이어 2위로 내다봤다.

재팬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지금의 전력을 그대로 안고 내년 시즌을 맞는다. 소프트뱅크는 내년 FA가 되는 간판 외야수 야나기타 유키와 3년 총액 12억엔에 재계약하는 등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적이 없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방출한 정도지,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빠져나간 선수는 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들 면면도 그대로다. 올시즌 54세이브, 평균자책점 1.09로 퍼시픽리그와 재팬시리즈 MVP에 오른 데니스 사파테를 비롯해 13승7패, 평균자책점 3.24를 마크한 릭 밴덴헬크, 올해 이적해와 35홈런, 103타점을 친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는 내년 이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올시즌 소프트뱅크의 팀연봉은 42억엔(한화 약 410억원)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중 최고였다. 평균연봉은 7013만엔으로 재팬시리즈에서 맞붙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2600만엔)보다 2.7배나 높았다. 연봉 4억엔 이상 선수가 이날 현재 5명이다. 야나기타를 비롯해 와다 스요시, 세쓰 다다시, 마쓰다 노부히로, 우치카와 세이치 등 5명이다. 그만큼 구단의 투자 규모가 높다는 이야기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를 포함해 최근 8년 동안 4번이나 재팬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구단주인 손정의 회장은 "돈을 주고 우승을 샀다"는 말에 대해 지난달 24일 '공식 후원 감사의 모임 2017'에서 "우리가 투자를 해서 선수들이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를 보이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