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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해 본 팀만이 그 맛을 안다. 그래서 우승을 한 팀은 다음에 또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도 있다.
KIA가 올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명문 타이거즈 재건'이라는 슬로건 아래 최근 몇 년 동안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헥터를 2년전 데려와 선발진을 안정적으로 구축했고, 지난 겨울에는 FA 거포 최형우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면서 타선의 중심을 세웠다. 팀 연봉 순위에서 2016년 7위였던 KIA는 올해 96억8400만원으로 한화 이글스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중에는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를 보강해 2% 부족한 부분을 메웠다. KIA는 내년에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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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지금의 전력을 그대로 안고 내년 시즌을 맞는다. 소프트뱅크는 내년 FA가 되는 간판 외야수 야나기타 유키와 3년 총액 12억엔에 재계약하는 등 전력 누수를 막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적이 없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방출한 정도지,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빠져나간 선수는 거의 없다. 외국인 선수들 면면도 그대로다. 올시즌 54세이브, 평균자책점 1.09로 퍼시픽리그와 재팬시리즈 MVP에 오른 데니스 사파테를 비롯해 13승7패, 평균자책점 3.24를 마크한 릭 밴덴헬크, 올해 이적해와 35홈런, 103타점을 친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는 내년 이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올시즌 소프트뱅크의 팀연봉은 42억엔(한화 약 410억원)으로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중 최고였다. 평균연봉은 7013만엔으로 재팬시리즈에서 맞붙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2600만엔)보다 2.7배나 높았다. 연봉 4억엔 이상 선수가 이날 현재 5명이다. 야나기타를 비롯해 와다 스요시, 세쓰 다다시, 마쓰다 노부히로, 우치카와 세이치 등 5명이다. 그만큼 구단의 투자 규모가 높다는 이야기다. 소프트뱅크는 올해를 포함해 최근 8년 동안 4번이나 재팬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구단주인 손정의 회장은 "돈을 주고 우승을 샀다"는 말에 대해 지난달 24일 '공식 후원 감사의 모임 2017'에서 "우리가 투자를 해서 선수들이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를 보이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