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완' 헥터, 외인 두번째 3년 연속 200이닝+ 도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2-18 11:02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을 꺽고 우승한 후 KIA 헥터가 트로피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30.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가 3년 연속 200이닝 소화에 도전한다.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두번째 대기록이다.

KIA는 지난달 헥터와 총액 200만달러(약 22억원)에 2018시즌 계약을 마쳤다. 3년 연속 동행이다. 다음 시즌 공식 발표 연봉이 200만달러지만, 헥터가 한 시즌에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돈은 진작 200만달러를 넘었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옵션 보너스 등 두둑한 수당을 챙길 수 있었다.

첫해 15승5패, 올해 20승5패를 기록한 헥터는 양현종과 함께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쌍두마차'였다. 2시즌 합계 평균자책점도 3.44로 훌륭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헥터의 빛나는 기록은 이닝이다. 지난해 206⅔이닝, 올해 201⅔이닝을 소화했다. 2년 연속 200이닝 돌파다.

반드시 이닝이 훌륭한 투수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지만,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록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인 것은 사실이다. 거의 모든 감독들이 선발 투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닝 소화력이다. 선발이 4이닝 이내에 무너져버리면, 불펜 계산이 꼬인다. 1~2경기 과부하는 결국 1~2주일 투수 운용 스케줄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반대로 선발 투수가 6~7이닝을 거뜬히 책임져준다면 불펜 출혈을 최소화 하면서 필요할때 힘을 쓸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 특히 외국인 투수에게는 이닝 기대치가 더 큰 편이다.

KIA에서 뛴 2년 동안 헥터는 이닝 소화에 있어서는 제 몫을 200% 해냈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뛴 더스틴 니퍼트도 시즌 200이닝을 한번도 달성하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서도 체력이 월등하다고 평가받는 헨리 소사 역시 200이닝 시즌은 없었다. 그만큼 기복 없이 이닝을 꾸준히 챙기기가 쉽지 않다. 200이닝 투수 자체가 한 시즌에 1~2명 나올까 말까 하고, 헥터는 올해 리그에서 유일한 200이닝 투수다.

헥터의 최대 약점은 경기 초반 집중타로 실점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고, 최대 장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산이 된다는 것이다. 초반에 점수를 주더라도 꾸역꾸역 6~7이닝을 채워주기 때문에 벤치 입장에서는 오히려 투수 운용이 쉬워진다.

헥터가 다음 시즌에도 200이닝을 달성한다면 역대 9번째,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2번째 3년 연속 200이닝 투수가 된다. 역대 최고는 5시즌 연속 기록한 롯데 최동원(1983~1987)과 현대 정민태(1996~2000)고, 외국인 투수 최고 기록은 KIA-두산 다니엘 리오스(2004~2007)다. 3시즌 이상 연속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 모두가 2000년 이전이고, 리오스의 2007년 이후로는 3시즌 이상 200이닝을 던진 투수 자체가 없었다.

'철완' 헥터가 외국인 투수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될까. 관건은 몸 상태다. 아직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아무리 체력이 타고났다고 해도 누적된 피로는 언제든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오히려 좋을 때 더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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