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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준우승 한 두산 베어스가 FA시장 판도를 흔들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두산은 수년간 리빌딩끝에 올시즌 8년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와 함께 현시점 투톱으로 분류된다. 후반기 보여준 힘과 짜임새는 내년에도 두산 야구가 경쟁력이 있을 것임을 알렸다.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국내 유턴이 확실시되는 김현수와 대어급 FA외야수 민병헌과의 재계약 협상이다. 두산이 어떤 규모의 오퍼를 던지느냐에 따라 FA시장에 연쇄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두산 외야는 포화상태다. 김재환-박건우-민병헌은 10개구단 정상급 외야다. 파워와 스피드가 적절히 조화돼 있다. 여기에 김인태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등 백업자원들도 쏠쏠하다. 지난해 두산은 김현수 없이 역사적인 통합우승도 만들어냈다.
야구계에선 두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현수에게 거액을 안기고 민병헌에게는 거액 계약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산 내부에선 이미 민병헌이 타팀 이적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했다며 행선지가 굳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민병헌을 놓치면 김현수를 더 강하게 붙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김현수측은 미국, 일본, KBO리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퇴출됐고,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으로는 김현수의 몸값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일본 역시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되는 김현수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최우선 행선지는 KBO리그. 그중에서도 친정팀 두산이다.
조만간 시작될 김현수와 두산의 협상 추이에 따라 민병헌의 거취도 흔들릴 수 있다. 김현수 확보가 어려워지면 민병헌을 주저앉히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민병헌을 원하는 타팀과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몸값이 뛸 수 있다.
이미 FA시장은 일부 선수에 국한돼 이상 과열조짐이다. kt위즈가 무조건 황재균을 영입해야한다는 내부판단 아래 먼저 100억원대 거액을 안겼다는 소문. 이것이 다른 팀 관계자들을 조급하게 만들고 이를 전해들은 대어급FA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번 FA는 김현수 황재균 두 유턴파 외에 민병헌 손아섭 강민호가 가장 눈에 띈다. FA몸값이 급등하려면 최소 두팀 이상의 영입전이 벌어져야 가능하다. 이들 5인 외에는 구조적으로 타팀 이적이 쉽지 않다. 보상금+보상선수를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김현수와 민병헌은 여러 구단과 엮여 있다. 구단 입장에선 1지망 선수를 잡지못하면 2지망 선수에게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준척급들이 내심 바라는 시나리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