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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낮 경기는 모두 끝났다. 이제 선수들은 추위와 싸워야 한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29일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오후 2시에 시작한 경기가 끝날 무렵 조금씩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밤 사이 기온이 한자리수까지 내려가 초겨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단연 부상 방지다. 양 팀 주요 선수들은 대부분 잔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소화하면서 누적된 피로도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 같은 경우는 플레이오프도 치르고 올라온데다, 김재호 양의지 박건우 등 주축 선수들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데도 경기에 나서고 있다. KIA 역시 발목 부상이 있었던 이명기나 김선빈 등의 상태를 살피지 않을 수가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몸이 웅크려든다. 근육이 움츠리면서 몸 전체가 딱딱해질 수밖에 없다. 타박상이라도 입으면 여파가 오래 간다. 자칫 '삐끗'이라도 하면 예상보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몸을 충분히 풀고 경기에 나서는 스타팅 멤버들은 그래도 괜찮다. 특히 벤치에 앉아 대기하다 대타나 대수비, 대주자로 교체 출전하는 선수들이 더 부상을 걱정해야 한다. 선수들 대부분 따뜻한 봄과 더운 여름에 야구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낯선 추운 날씨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미 몇몇 선수들이 감기 기운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추운 날씨는 수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라운드의 흙이 평소보다 딱딱하게 굳기 때문에 불규칙 바운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한국시리즈에 접어든 이후 내야에서 불규칙하게 튄 타구들이 야수들의 수비 실책으로 이어지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시리즈 내내 투수전 양상인만큼, 작은 실책 하나가 전체 흐름을 바꿔놓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