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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아쉽게 실패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2대3으로 패했다. 반면 KIA는 수워 kt 위즈전에 10대2로 승리하며 피말리던 정규리그 1위 싸움을 마무리했다.
시즌 마지막날까지 1위는 안개 속이었을 만큼 싸움은 치열했다. KIA는 두산이 이날 SK전에 패하기만 하면 kt전의 승패와 상관없이 1위였다. 두산은 SK와의 경기에 승리하고 KIA가 이날 패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IA가 kt에 승리하며 드라마는 쓰여지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하게 됐다.
올 시즌 초반 두산은 8위까지 떨어졌었다. WBC대표팀에 차출 됐던 선수들이 투수와 타자를 막론하고 일제히 부진해 어려움이 컸다. 여기에 마이클 보우덴, 민병헌, 양의지에 최근에는 김재호까지 시즌 내내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게다가 지난 8월말에는 김태형 감독까지 게실염으로 입원해 감독없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를 탄 두산은 무섭게 치고 올라고기 시작했다. '화수분 야구'라고 불리던 두산은 주전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공백을 최주환 정진호 류지혁 박세혁 등 백업 선수들이 완벽히 메워줬다. 보우덴이 없는 선발 마운드는 김명신 이영하 박치국 등 신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좋은 활약으로 채워줬다.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은 후반기 김명신의 부상 복귀, 김강률의 '각성'과 함께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6경기 절대 못 뒤집는다."
지난 8월 중순 KIA와 두산의 승차가 6경기였을 때 최형우의 인터뷰에서 나온 멘트다. 실제 최형우의 발언인지 기사에서 첨언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 발언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최근까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산은 절대 뒤집히기 힘들 것 같은 승차를 따라잡아 지난 달 24일 kt 위즈전에 승리하며 공동 1위에 올라섰다. 후반기 보우덴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고 함덕주가 5선발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상승세를 탔다. 박건우는 타율왕을 다툴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김재환은 한경기도 빼놓지 않고 144경기를 모두 출전하며 4번 타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반기 좋은 활약을 보이던 김강률은 마무리 이용찬과 자리를 맞바꿔 뒷문을 철통같이 걸어잠그고 있다.
하지만 6경기차를 극복하기는 역시 쉬운일이 아니었다.
물론 아직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의 가능성은 남겨두고 있다. 8월 KIA가 4할대 승률을 기록중일 때 두산은 7할이 넘는 승률로 승차를 좁혀갔고 이는 9월에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을 받고 있다. 정규리그 2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두산이 '한국시리즈 3연패'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