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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 린드블럼만요? 우리 선발투수들 다 잘하고 있는데…."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가 무섭다. 선두 KIA 타이거즈 원정 2연전을 모두 쓸어담더니, 홈에 돌아와 가을야구 경쟁팀 LG 트윈스마저 완파했다. 롯데는 24일 부산 LG전에서 선발 송승준의 완벽한 투구와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에 힘입어 11대0으로 승리하며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4위 자리도 굳게 지켰다.
양현종과 헥터가 부진했던 것과 반대로,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원투펀치가 연속 승리를 따냈다. 롯데를 웃게 하는 두 사람이다. 린드블럼은 롯데 합류 후 첫 2번의 선발 등판은 안좋았지만, 이후 3경기째 완벽한 투구를 해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레일리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10경기에서 3자책점 이상 기록한 경기가 없다. 개인 6연승을 질주중이다.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다는 건 남은 정규시즌 운용에 엄청난 힘이고, 만약 가을야구를 하게 된다면 굉장한 무기다.
조원우 감독은 린드블럼과 레일리 얘기가 나오자 "두 사람 뿐 아니다. 선발 5명이 다 잘해주니 팀이 살아나고 있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1~2점을 뒤져도 선발투수가 6~7회를 버텨주니 역전승의 발판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LG전 전까지, 후반기 20승 중 16승이 역전승이었다. 롯데의 한 베테랑 내야수도 "결국 선발이 버텨주니 경기가 풀리는 것 아니겠나. 선발투수들이 잘 버텨주면 야수들도 경기를 해볼만 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팀이 확실히 분위기를 타기는 탔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말처럼 두 외국인 투수 외에 박세웅이 있다. 박세웅은 전반기 홀로 선발진을 이끌다시피 했다. 지금도 준수하다. 그리고 김원중이 최근 5선발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최근 3경기 승리는 1승 뿐이지만 3실점 이상 한 경기가 없었다.
여기에 송승준까지 터졌다. 송승준은 LG전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이날의 히어로가 됐다. 이날 경기 우타자 바깥쪽을 후하게 잡아주는 구심의 특성을 잘 이용했고, 주무기 포크볼의 떨어지는 각도 훌륭했다. 또, 7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8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이어지는 접전에 불펜 피로도가 엄청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고참의 선택이었다. 8회 선두 대타 정상호에게 2루타를 맞고 곧바로 교체되기는 했지만, 그 마음가짐은 박수를 받을 만 했다.
굳이 꼽자면 송승준이 선발투수 중 최근 가장 좋지 않았다. 최근 3경기 4-7-4실점하며 불안했다. 그러나 이랬던 송승준까지 제 페이스에 접어든다면 롯데는 5명의 선발진으로 완벽한 선발야구를 펼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롯데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결국 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