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LG 먹여살리던 불펜, 이젠 LG를 힘들게 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7-25 10:39



LG 트윈스를 먹여 살리던 불펜, 이제는 LG를 힘들게 한다?

LG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대10으로 역전패하며 7연승에 실패했다. 경기 중반까지 5-4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지만 불펜진이 난조(물론 수비수들의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도 큰 영향을 미쳤다.)를 보이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최근 LG 야구를 보면 뒤가 불안하다. 심지어 6연승을 달릴 때도 매경기 후반 점수를 내주며 불안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주중 kt 위즈전 3경기 모두 1~2점차 살얼음 리드 끝에 이겼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6월부터 불펜 힘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노출했다. 마무리 임정우가 빠진 상황에서 '전원 필승조'를 외치며 나오는 선수마다 호투하던 시즌 초반과는 달랐다. 마무리와 필승조 역할을 오가던 사이드암 신정락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10.13이다. 동료들도 다를 게 없다. 좌완 진해수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7.94. 우완 김지용도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6.10으로 좋지 않았다. 이동현 역시 평균자책점 7.84로 흔들렸다. 최동환은 8.44. 21일 삼성전에서 부진한 투구를 하며 2군에 내려가고 말았다. 그나마 정찬헌이 최근 10경기 기준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3.27로 버텨줘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불펜 전체 성적을 비교해봐도 그 차이가 명확하다. 3~5월까지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3.31. 그러나 6~7월은 5.92로 치솟았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일단 더워진 날씨가 가장 찾기 쉬운 이유다. 안그래도 선수들의 출전 경기 수가 늘어나며 체력이 떨어질 시점에, 올해 유독 이른 시점 무더위가 시작됐다.

선수들의 커리어도 생각해야 한다. 김지용은 지난해 중반 신데렐라로 떠오른 선수다. 진해수 역시 마찬가지. 최동환은 올해 반짝 튀어나온 선수다. 정찬헌도 그간 꾸준하게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아직은 풀타임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기에 시즌 전체 운영에 아직 미흡할 수 있다.

또 하나 숨은 원인은 승계주자수에서 찾아볼 수 있다. LG는 올시즌 주자가 있을 때 불펜 투수들을 가장 많이 등판시킨 팀이다. 구원 투수들의 승계주자수를 보면 LG는 23일까지 총 222명이다. 리그 평균은 175명. 가장 적은 팀은 넥센 히어로즈로 86명 뿐이다. 200명이 넘는 팀은 한화 이글스(217명) 삼성 라이온즈(208명)가 있다. 승계주자가 많다는 건 그만큼 불펜 투수들이 전력을 다해 공을 던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주자가 없을 때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1이닝을 막는 것과, 실점 위기에서 1이닝을 막는 건 투수의 체력 사용에 있어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그나마 LG가 중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을 수 있는 건, 그런 가운데도 승계주자 실점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승계주자 실점률이 리그 평균 36%인데 LG는 31.98%로 매우 낮다. 넥센(29.075)에 이어 2위다.

여름이 되면서 조금 부진했지만 LG 불펜진은 지금까지 잘싸웠다. 더 힘들어질 앞으로를 잘 버텨야 LG의 올시즌 미래도 밝아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임정우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임정우는 최근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임정우가 당장 마무리 역할을 해주면 최상이고, 필승조로만 투입돼도 나머지 선수들의 부하를 막을 수 있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의 빠른 복귀도 중요하다. 허프같은 이닝이터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야 불펜 투수들이 등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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