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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슈퍼루키' 이정후, 남은 기간 동안 그가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기록은 무엇일까.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고졸 신인으로 데뷔 첫 해 강렬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86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2푼7리 103안타, 2홈런, 31타점, 출루율 0.393의 기록을 남겼다. 또 신인으로서는 믿기지 않을만큼 찬스에서도 강하다. 득점권 타율 0.324가 이를 증명한다. 넥센은 새로운 주전 외야수와 1번 타자를 찾았다. 초반 하위 타선에서 주로 출전하다가 처음 '리드오프'를 맡았을 때 고전하는 모습도 있었으나, 이제는 완벽히 적응을 마쳤다. 놀라울만큼 슬럼프가 존재하지 않는 신인이다.
이제 이정후에게는 후반기 58경기가 주어졌다. 남은 기간 그가 '역대급 신인'이 되기 위해 달성할 수 있는 조건들이 남아있다. 고졸 신인 최초 3할 타율과 전 경기 출전이다. 그동안 고졸 신인이 데뷔 시즌에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OB 베어스 구천서가 프로 원년인 1982년 타율 3할8리를 기록했으나, 신일고 졸업 후 실업야구 경험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정후가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
대졸 신인들도 데뷔 시즌에 3할을 달성한 것은 12명 뿐이다. 1998년 삼성 라이온즈 강동우(0.300)가 마지막으로, 이후에는 없었다.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동시에 고졸 신인 최초 전 경기 출전까지 노린다. 이정후는 "잠을 많이 자면서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충분히 많이 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풀린다"고 한다. 체력적으로도 타고난 편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타고난 것도 있고, 아버지로부터 관리법을 잘배운 것 같다. 작년까지 고등학생이었으니 가장 많이 연속해서 치른 경기가 3일 연속이었는데 지금까지 무리 없이 출전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전반기에는 선발에서 2차례 제외된 것이 다다. 아직까지는 전 경기 출전이 순조롭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이제는 이정후가 주전 멤버로 자리를 잡았으니, 자연스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부상이 없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이정후가 2가지 기록들을 달성한다면, 아버지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전설에도 도전할 수있게 된다. 대졸 신인으로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데뷔한 이종범의 데뷔 시즌 성적은 1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 133안타, 16홈런, 53타점, 73도루다. 아버지에 비해 장타력이나 도루 능력은 떨어지지만, 근래 보기 드문 신인임은 분명하다. 2007년 임태훈(전 두산 베어스) 이후 10년만의 순수 신인왕까지 도전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