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재영입 롯데 "최선 아닌 차선이지만 기대한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7-13 11:18


롯데 자이언츠가 2015~2016년 에이스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을 재영입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솔직히 최선 아닌 차선의 선택이지만 기대를 걸만하다."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30)이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왔다. 닉 애디튼을 퇴출하면서 에이스급 선발을 영입하겠다고 한 롯데는 13일 "린드블럼과 총액 47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린드블럼은 14일 입국해 선수단에 합류하며, 비자발급을 마치면 후반기에 등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린드블럼 복귀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롯데가 에이스급 선발투수 확보에 깊은 고민을 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일단 린드블럼은 개인사와 건강, 컨디션에 있어 모두 만족스럽다는 것이 롯데의 평가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4경기에 등판해 10⅓이닝 동안 18안타, 9실점, 평균자책점 7.84를 기록했다. 지난 5월 8~20일까지 메이저리거 신분이었다.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린드블럼은 올시즌 트리플A에서 17경기(선발 4경기)에 나가 2패, 평균자책점 4.06을 마크했다. 37⅔이닝 동안 37안타와 5홈런, 8볼넷, 33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롯데와 재계약을 하지 못한 이유였던 가정사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셋째 딸의 건강이 호전됐다고 한다. 롯데 관계자는 "딸이 정기적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첫 수술이 잘 돼서 지금은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본인도 이쪽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양측의 두 번째 만남에서 이뤄졌다.

롯데는 린드블럼과 접촉하기 전까지 10여명의 후보들을 추려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 소속 구단들이 협상 불가로 묶는 바람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돈은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돈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리스트에 올린 선수가 10명 정도 됐는데 모두 협상불가였다. 구단들이 '그 선수는 우리와 같이 갈 선수'라면서 이적료 얘기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면서 "우리가 보는 눈이나 그쪽 팀들이 보는 눈은 같다는 건데 다른 팀 스카우트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협상 자체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어 이 단장은 "린드블럼도 처음에는 우리한테 오기 힘들다고 했다. 그때가 6월말이었는데 40인 로스터에 있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희망을 갖고 있던 시기였다"면서 "그런데 이후 로스터에서 제외되고 더이상 올해는 안되겠다고 판단하면서 우리와 다시 만나게 됐다"며 재계약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롯데에게 린드블럼은 차선이었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지난 5월말 미국으로 스카우트팀을 보내 현지에서 후보 선수들을 점검했다. 10여명의 선수들을 하루이틀에 걸쳐 추린 것이 아니다. 고민의 기간이 그만큼 길었다는 얘기다. 이 단장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렸던 젊은 투수 2명과는 '이 정도면 되겠다' 싶어 협상을 진행하고 실제 신분조회를 하려했는데, 그 기간에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는 바람에 틀어졌다"고 했다. 롯데가 접촉한 이들은 153~154㎞의 강속구를 뿌리고 수준급 체인지업을 보유한 20대 중반의 유망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는 더이상 시간을 끌 수 없어 린드블럼과 다시 접촉했고, 금세 계약에 이르렀다. 이 단장은 "아무리 돈을 들여 센 선수를 데려와도 적응 문제에 리스크도 안고 가야 한다. 그 부분에서 린드블럼은 검증된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작년 우리 팀에 있었을 땐 공이 높았는데, 스카우트 말에 따르면 올해는 공이 다시 낮아졌고 상당히 위력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솔직히 최선이 아닌 차선이다. 그래도 기대를 걸 수 있는 선발임은 틀림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린드블럼이 합류함에 따라 롯데는 후반기 고정된 5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원우 감독은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정도였고 트리플A서도 어느정도 했다. 적응은 문제 없을거고 안정감있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성실하고 이닝이터이지 않은가"라며 "후반기 선발은 린드블럼-레일리-박세웅-송승준-김원중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린드블럼은 구단을 통해 "다시 롯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항상 사직구장과 팀 동료들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를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을 잊은 적이 없다. 시즌 중반에 복귀하게 됐지만 팀이 승리하는데 최대한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재입단 소감을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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