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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넥센은 실험적인 트레이드로 무엇을 얻고 싶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7-09 08:48


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열렸다. 넥센이 한화를 상대로 12대 7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넥센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7.05

벌써 3번의 트레이드, 또 전부 파격적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실험적 트레이드가 가진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넥센이 또 한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 7일 kt 위즈와 내야수 윤석민-좌완 투수 정대현, 서의태를 맞바꾸는 1:2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다소 놀라운 결정이다. 윤석민은 지난 2013시즌이 끝난 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넥센으로 이적했고, 이후 주축 타자로 활약했다. 2014~2016시즌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데다 올해 역시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는 핵심 멤버다. 1,3루를 오가며 내야 백업층을 훨씬 두텁게 만들어주는 자원이기도 했다.

1군에서 이름값이 있는 윤석민을 아직 꽃피우지 못한 정대현, 서의태와 트레이드 한다는 자체가 파격이다.

정대현은 kt에서도 유망주로 키워왔고, 올 시즌초에도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다시 그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서의태는 2군 기록조차 없는 프로 2년차 신인이다. 이런 2명의 선수와 핵심 멤버를 맞바꾼다는 것이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넥센은 "미래와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했다. 정대현은 시즌 초반에 보여준 좋은 모습이 원래의 기량이라고 생각하고, kt보다 타선이 좋은 넥센에서는 심적 부담을 떨쳐낼 수 있을거라 판단했다. 자신의 진짜 공을 편하게 던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2군 기록도 없는 서의태를 점찍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형욱 넥센 단장이 스카우트 시절부터 봐왔던 선수이기도 하고, 1m94에 120㎏라는 당당한 신체 조건도 장점 중 하나다. 고형욱 단장은 "실제로 보면 구위가 정말 좋다. 2군에서 기록이 없었던 것은 아직 밸런스 교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경기조에 속하지 않은 채로 훈련을 계속 받아왔다. 문제는 없다. 앞으로 그동안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유형의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트레이드가 올 시즌에만 벌써 3번째다. 넥센은 트레이드로 강윤구, 김택형 그리고 윤석민까지 보냈다. 시범경기때 강윤구와 NC 다이노스 무명의 신예 김한별을 맞바꿨고, 지난 5월에는 재활 중이던 김택형과 SK 와이번스 김성민을 트레이드 했다. 3번의 트레이드 모두 공통점이 있다. 1군에서의 이름값만 놓고 보면, 넥센이 훨씬 손해를 보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아직 1군 정상급 선수까지는 아니어도 즉시전력감으로 기용해왔던 선수를 2군 기록도 제대로 없는 유망주와 맞바꾸는 것이 트레이드의 핵심이었다.


때문에 추가적인 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 굳이 넥센이 당장 손해를 보는 트레이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외부의 의혹도 많다. 넥센이 팀 성적이 안좋아 올해를 포기한 것도 아니다. 현재 4위에 올라있다. 3위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한 상태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행한 트레이드다. 넥센은 대형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을 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내부 FA도 모두 잡을 수는 없다.

대신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유망주를 발굴해내고, 길러내는 시스템만큼은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단이 영입하는 가능성 있는 신예 선수들은 장기적으로 짠 성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육성하며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1,2군에서 자라고 있는 신예 선수들은 대부분 구단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실력을 키우고 있다. 끊임 없이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는 것 역시 이런 치밀한 계산 속에서 나온 산물이다. 실험적인 트레이드도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넥센은 앞으로도 활발한 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구단들이 쉽게 응하지 못할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하는 트레이드는 언제든 대환영이다. 또 몇년 후 평가될 트레이드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다. 고형욱 단장은 서의태와 정대현을 트레이드 해온 이유를 설명하며 마지막에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트레이드가 절대 우리의 손해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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