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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가 드디어 힘겨운 8승 고지에 도달했다.
하지만 6월은 니퍼트에게 넘어서기 힘든 달이었다. 5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6.00.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5월까지 3개뿐이었던 피홈런은 6월에만 4개로 치솟았다. 지난 달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은 니퍼트 본인으로서도 잊기 힘든 경기가 됐다. 3이닝 9실점. 한국에서 던진 169경기 중 최다실점 기록이었다.
이어진 2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도 좋지 않았다. 8이닝을 던져 긴 이닝을 소화했지만 실점이 5점(4자책)이나 돼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7월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져 4안타 7탈삼진 1실점하며 팀의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힘겹게 달성한 8승(6패)이었다.
이날 니퍼트는 두산 역대 최다승 투수 2위에 올랐다. 공동 2위인 김상진(232경기 88승71패), 박명환(259경기 88승74패)과 같은 88승. 니퍼트는 171경기만에 이 자리에 올랐다. 1위에 올라있는 장호연이 109승110패니 21승을 더 올리면 1위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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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두산 수석코치는 "27일 SK전은 올 시즌 니퍼트가 등판한 경기 중 구위가 가장 좋았다고 본다. 하지만 최정이 정말 잘 받아치더라"며 "21일 KIA전에서 KIA의 타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다. 타자들이 너무 잘쳤다"고 했다. 니퍼트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로 KIA전에서 니퍼트는 직구 구속 152㎞를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지만 타자들이 공을 잘 쳤다. 직구 타이밍을 공략당했고 빗맞은 공인 안타가 되는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 해에는 타선이 초반에 워낙 점수를 잘 뽑아줘 니퍼트 선발 경기에서는 상대 타자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점수가 많이 나지 않으니 상대팀 타자들이 니퍼트의 공을 끝까지 더 열심히 치는 것 같다. 실투가 좀 있지만 특별히 니퍼트에게 문제가 있어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니퍼트는 7월 첫 경기에서 자신에게 문제가 없음을 경기로 증명해냈다. 하지만 아직도 완벽히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는다. 7월 한달 니퍼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