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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KIA 버나디나가 2점홈런을 날린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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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였던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가 화려한 백조임이 밝혀지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만 해도 퇴출이란 말이 나왔던 버나디나가 이젠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됐다. 공격과 수비에서 팀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고 있다.
팀 타선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3번 자리에 앉아 맹활약을 펼쳐준다. 3번은 원래 김주찬의 자리였다. 지난해 김주찬은 타율 3할4푼6리에 23홈런, 101타점으로 부동의 3번 타자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당연히 김주찬이 3번자리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김주찬이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면서 꼬였다. 김기태 감독이 믿음의 야구로 부진한 그를 계속 3번에 기용했지만 좀처럼 그의 방망이는 살아나지 않았다. 김 감독은 3번에 나지완 등 여러 선수들을 기용했지만 좀처럼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타격이 살아나며 의외의 장타력까지 뽐내는 버나디나가 눈에 들어왔다. 1번 타자감으로 데려왔지만 장타력이 좋고, 이명기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과감히 버나디나를 3번에 기용했다. 적중했다. 6월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번타순에 배치됐던 버나디나는 자신의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1번 타자일 때 타율 3할6리(229타수 70안타)에 11홈런, 37타점을 기록한 버나디나는 3번으로 친 21경기서 타율 3할6푼5리(85타수 31안타)에 4홈런, 25타점을 올리고 있다.
최근 KIA가 8경기 두자릿수 득점이란 엄청난 기록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타선에서 구멍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버나디나가 확실하게 3번자리에서 찬스를 해결하고, 찬스를 후속 중심타자에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 것도 원인으로 볼 수 있을 듯.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퇴출 얘기까지 나왔던 버나디나인데 어느새 64타점으로 타점 공동 3위까지 올랐으니 그야말로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탈바꿈한 셈이다.
수비에서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중견수로 선발출전을 하는 버나디나는 경기 후반엔 김호령이 중견수로 나서며 우익수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중견수 수비는 버나디나보다 김호령이 더 낫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 그러나 버나디나는 "김호령의 수비는 세계 최고인 것 같다"는 극찬으로 동료의 기를 살려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1루수로도 가끔 나온다. 팀이 원하는 것이면 뭐든지 하려는 그의 모습이 멋있게 보일 수밖에 없다.
8일 수원 kt 위즈전서 6회초 버나디나가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을 때 팀 동료들은 그가 뛸 때 헬멧을 한손으로 잡고 뛰는 포즈를 따라하며 그의 홈런을 축하해줬다. 모두가 인정하는 타이거즈 일원이 됐다는 의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KIA 로저 버나디나 월별 성적
월=경기수=성적
3,4월=25=타율 0.255 1홈런 9타점 9도루
5월=24=타율 0.312 5홈런 20타점 1도루
6월=24=타율 0.350 6홈런 25타점 7도루
7월=6=타율0.500 3홈런 10타점 2도루
합계=79=타율 0.321 15홈런, 64타점 19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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