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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0년차 내야수 황진수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9대5로 승리했다.
강민호까지 볼넷으로 출루해 계속되는 1사 만루. NC의 추격을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서는 추가점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우민이 친 타구가 투수 앞 땅볼이 되면서 3루 주자가 홈에서 넉넉하게 아웃이 되고 말았다.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나 기회가 무산되는듯 했다.
다음 타자는 7번 황진수. 황진수는 원종현을 상대로 3구째까지 2B1S 볼카운트에 놓였다. 그리고 3구 연속 커트를 하면서 자신이 기다리는 공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내 원종현이 던진 7구째 공을 받아쳤다. 우중간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였다. 주자 2명이 들어와도 될 정도의 타구였다. 그때 행운까지 따랐다. NC 우익수 나성범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며 공이 뒤로 빠졌고, 그사이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황진수는 3루까지 들어갔다. 3타점 싹쓸이 3루타.
황진수의 한 방으로 롯데는 6-5에서 9-5로 달아났다. NC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꺾는 점수였다. 만약 7회말에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면, NC의 기세를 감안했을때 어떤 상황이 전개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싹쓸이타가 승리에 쐐기를 확실히 박았다.
최고의 날이다. 지난 2007년 고졸 신인으로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황진수는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길었다. 올 시즌 전까지 1군 통산 48경기 출전에 불과했고, 안타는 2012시즌에 기록한 2개가 유일했다. 당시 18타수 2안타로 시즌 타율은 1할1푼1리였다.
그만큼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던 황진수가 올 시즌 6월들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넣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1군 22경기 출전.
앤디 번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나갔다. 최근에는 선발로 나서는 경기가 더 늘어났다. 지난달 20일 kt 위즈전에서 첫 3안타 경기를 펼친 것을 시작으로 최근 감이 나쁘지 않다.
올 시즌 전까지 통산 타점이 1개도 없었던 황진수는 이날 경기에서만 4개의 타점을 쓸어담았다. 2회말 선취 타점에 쐐기 타점까지 맹타를 휘둘렀다. 이로써 올 시즌 타점은 8개. 또다른 내야수 문규현도 돌아왔고, 번즈 역시 곧 1군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황진수의 활약은 더 넓은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부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