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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싸움의 승부처, 여름이 오자 타고투저가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는 3연전 내내 불방망이쇼를 펼쳤다.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에서 총 37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2.33점이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3경기에서 8홈런을 때리는 괴력을 보였다.
이처럼 최근들어 다득점 경기가 부쩍 많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초반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통해 투고타저 효과를 봤던 KBO리그가 여름이 오면서 타고투저로 회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기록으로 나타난다.
타격 기록으로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4월 리그 타율이 2할7푼2리였고, 5월에는 2할8푼3리로 소폭 상승했다. 6월에는 2할9푼7리까지 치솟았다. 이제 리그 전체 타율 3할에 육박한다. 특히 6월에 NC가 팀 타율 3할3푼4리를 기록 중이고, LG(0.311)와 한화(0.311), KIA(0.309), 두산(0.307) 등 10개팀 중 5개팀 타율이 3할이 넘는다.
팀 홈런 역시 4월 214개, 5월 228개를 기록했는데, 6월에는 벌써 185개가 터졌다. 수치상 5월 홈런 개수를 가뿐히 넘길 수 있는 페이스다.
양팀 합계 20득점 이상 경기도 4월에 7번 나왔는데, 6월에는 50경기 가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미 7번을 채웠다.
타고투저의 상징과도 같은 경기시간 연장도 나타났다. KBO리그는 올 시즌에도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했다. 스피드업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 또한 타고투저 완화를 위해서였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투수 교체 시간과 연습투구도 지난 시즌보다 10초씩 단축했다. 실제로 4월 한달간 9이닝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12분으로 지난해 3시간23분보다 11분이 줄었다. 하지만 6월 들어 급격히 경기 시간이 늘어났다. 9이닝 기준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 15분으로 3분 늘어났다.
팀별로 70경기 가까이 소화했고, 어느덧 반환점이 보인다. 또 갈 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은 투수들의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각팀의 불펜에도 조금씩 과부하가 걸리면서, 포기하는 경기는 확실히 포기하고 있다. 지는 경기에서 대량 실점이 많은 이유다.
타자들 역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어느 정도 적응을 끝냈다는 신호다. 개막 초반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았다. 특히 외국인 타자들이 고전했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변화에 대한 적응을 마쳤고, 일부 선수들은 "초반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예전과 비슷해진 것 같다"는 느낌까지 받으면서 큰 차이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은 이제 시작이다. 투수들의 수난시대, 타고투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