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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게임(crazy game)."
SK 와이번스는 15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SK는 1-2로 뒤진 7회말 연속으로 대주자, 대타를 기용했다. 결과적으로 4점을 뽑아내며, 작전은 성공을 거뒀다. 8회초 시작과 함께 수비 포지션에서 대거 이동이 일어났다. 대타 김동엽 대신 이홍구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수비 교체를 하면서 야수를 모두 소진한 상황. 그러나 이홍구가 수비 도중 왼 엄지 부상을 당했다. 홈으로 들어오던 윌린 로사리오를 태그하는 과정에서 다쳤다.
다행히 SK는 리드를 지키고, 한화에 6대3으로 이겼다. 포수 나주환은 김주한이 떨어지는 공을 잘 받아냈다. 특히 전유수는 9회초 첫 타자 강경학의 1루수 왼쪽 방면 타구를 재빠르게 잡아냈다.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야구를 경험한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도 생소한 장면이었다. 힐만 감독은 15일 인천 한화전에 앞서 "크레이지 게임"이라면서 "내셔널리그에서 투수가 야수로 들어간 적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주로 외야 쪽으로 간다. 투수가 내야수인 채로 경기가 끝난 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 인터뷰 중인 전유수를 향해 "전유수! 전유수"라고 외쳤다.
이어 힐만 감독은 "어제 잘 해서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 남들이 보기엔 멋있는 캐치로 보였는지 모르겠으나, 투수라도 프로라면 그 정돈 잡아줘야 한다. 전유수가 멋있어 보이게 공을 잡았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힐만 감독은 "야구는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했다. 포수 나주환에 대해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정도로 잘 할줄은 몰랐다"며 흡족해 했다.
나주환과 호흡을 맞춘 김주한은 "승패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혼란스럽긴 했다. 연습 투구를 마치고, 주자 견제를 위해 1루를 봤는데, (전)유수 형이 있어서 놀랐다. 그래도 8회 위기를 넘기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나)주환이형이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너무 잘 받았다. 원바운드 공만 던지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인천=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