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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한동민이 홈런 19개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쉽게 예상할 수 없었던 홈런 순위표. 한동민의 순항 중에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동민은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2년(9라운드, 전체 85순위) 프로에 데뷔한 한동민은 이듬해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 14홈런, 5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입대 전까지 최고의 성적이었다. 올해는 타율 2할9푼7리, 19홈런, 48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타점에선 재비어 스크럭스(NC 다이노스, 49타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부터 가장 뜨거운 타자다. 급성장하면서 인터뷰도 자연스럽게 한동민에게 몰리고 있다.
짧은 슬럼프도 있었다. 9홈런으로 최고의 4월을 보낸 한동민은 5월 중순부터 타율이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실 5월 중순부터 힘들기도 했다. 한화전(5월 3일)에서 홈런 2개를 친 후에 잘 못했다. 장타도 거의 없었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급해졌었다. 타석에서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체중도 빠지고 있다. 한동민은 "체중 유지가 잘 안 되는 편이다. 개막 때보다 5~6㎏ 정도 빠졌다.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체중이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잘 먹어야 한다"라고 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한동민의 슬럼프가 길지 않다는 질문에 "슬럼프라기 보다는 잘 맞은 타구들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했다. 그 정도로 한동민의 감은 좋다. 하지만 스스로는 크게 만족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 한동민은 "조바심이 나는 것보단, 홈런이 아니더라도 팀 기여도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라면서 "이상하게 내가 홈런을 칠 때 지는 경기가 많았다. 빛 바랜 홈런보다는 영양가 있는 홈런을 더 쳤으면 좋겠다. 잘 유지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답했다.
타석에서 조금 편한 마음도 있다. SK는 팀 홈런 1위(103개)를 달리고 있다. 한동민을 제외하고도, 최 정(18홈런), 김동엽(13홈런), 제이미 로맥(12홈런) 등 거포들이 즐비하다. 한동민은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다 힘 있는 타자들이 있으니, 내가 못 칠 때 다른 선수들이 쳐준다. 팀에 승리 요정(김동엽)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면서 한동민의 올스타 선정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성적으로만 본다면, 충분히 외야수 부문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현재 팬 투표에선 4위에 올라 있다. 한동민은 "순위에 대해선 주위에서 얘기해줘서 들었다. 올스타전에 나가면 좋지만, 원한다고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순리대로 하면 된다"라고 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