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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18일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투수 장시환을 데려왔다. 기존 불펜진 가지고는 경기 후반 안정적인 투수 운용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전급 내야수인 오태곤을 내주는 정성을 들였다.
장시환은 롯데에 합류한 직후에는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4월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타자 1명을 가볍게 처리한 장시환은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필승조의 일원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4월 29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불안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장시환은 3-0으로 앞선 6회말에 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와 4사구 4개를 내주며 4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6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장시환은 7회말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잇달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롯데는 3연패에 빠지면서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졌다. 시즌 초반 첫 고비를 맞은 상황에서 장시환이 경기를 그르친 셈이 됐다.
장시환은 롯데 이적후 등판한 12경기에서 4패, 2블론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7.15를 기록중이다. 실점을 한 4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필승조, 그것도 마무리 앞에서 박빙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셋업맨으로는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시즌 초 kt에서 5경기, 6⅓이닝 동안 1점 밖에 주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트레이드 후 기세가 꺾였다고 볼 수 있다.
장시환이 이처럼 들쭉날쭉한 투구를 하는 이유를 롯데 코칭스태프는 구위가 아닌 제구력 난조와 심리적 부담을 꼽고 있다. 150㎞에 이르는 빠른 직구는 여전히 위력적이고, 슬라이더와 포크볼 역시 수준급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역시 제구력과 볼카운트에 따른 운영에서 나타난다.
롯데는 장시환의 보직을 바꿀 생각은 당분간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 두점차에서 등판해야 하는 필승조의 특성상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이번주 SK 와이번스, KIA와 6연전을 갖는다. 중위권 싸움에서 중요한 일전들이다. 승률 5할을 넘기기 위해서는 장시환이 확실하게 컨디션을 회복해야 한다. 토종 선발진을 일으켜 세운 스태프의 노고가 불펜진 난조로 희색돼서는 안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