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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마운드가 젊어지고 있다.
주전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신인급 선수들이 자리를 꿰차며 마운드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고졸 루키 박치국은 벌써 두산의 선발 자리를 꿰찼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홍상삼의 빈자리는 박치국이 채운다. 오는 주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올해 갓 입단한 고졸 신인이 지난 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선발 투수가 된 것.
물론 마이클 보우덴의 공백과 김명신의 부상, 홍상삼의 부진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지만 박치국 입장에서는 '초고속 승진'이나 다름없다. 얼마전 더그아웃에서 "1군에 올라와서 좋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치국은 "많이 던지고 싶다"라고 애둘러 답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김 감독은 웃으며 농담으로 "그럼 (2군에) 내려갈래"라고 해 당황시키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속마음에는 미래 두산을 이끌어갈 선발감이 바로 박치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인치고는 배짱이 두둑해 마운드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박치국의 특징이다. 올 시즌 5경기에 출전해 7⅔이닝을 던지며 4안타 4볼넷 7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중인 박치국은 첫 2경기 등판에서는 실점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모두 무실점 피칭을 했다. 특히 지난 6일 LG 트윈스 전에서는 4⅓이닝동안 무실점 투구를 하며 선발투수로서의 자질까지 갖췄음을 알렸다.
덕분에 박치국은 이현호 안규영 장민익 고원준 조승수 등 선배 선발자원들이 즐비한 두산에서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16일에는 이영하까지 합류했다. 이영하는 고교 에이스 출신으로 지난 해 두산에 입단했다. 192cm의 큰키에 151㎞의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정통파 투수로 위력적인 구위에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해 제구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해 입단 직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과정을 거쳐 올해 처음 1군에 올라온 이영하 역시 두산의 미래 선발 자원이다. 16일 잠실 NC 다이노스 전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영하는 아직 앳되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2주 정도 뒤에 콜업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올라올줄 몰랐다"며 "몸상태는 좋다. 퓨처스리그에서 151㎞까지 던져봤다. 경기 감각은 아직 100%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LG 트윈스에서 선발 자리를 차지한 김대현과는 선린인터넷고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김)대현이가 잘하는 것을 보니 나도 빨리 던지고 싶었다. 우선은 깔끔하게 1이닝을 막고 싶다"고 했다.
상대팀 강습타구에 맞는 부상을 당한 김명신도 수술을 마치고 현재 재활군에 합류해 순조롭게 회복중이다.
보우덴의 부상과 불펜진의 부진이 두산의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흔들리는 두산 마운드를 책임져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