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볼넷 이태양 "더 떨어질 곳 없다. 칠테면 쳐라며 던졌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5-12 22:50


2017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이 LG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5.12/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드디어 웃었다. 꿈에도 그리던 올시즌 첫 승이다. 이태양은 12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5대3으로 승리했다. 이태양으로선 여기까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태양을 일찌감치 3선발로 고정했다. 그만큼 구위가 좋았고, 페이스도 훌륭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극도로 부진했고 개막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내 1군에 합류했지만 6차례 등판(4차례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날은 올시즌 7번째 등판(5번째 선발)이었다.

이날 이태양은 최고구속 145km의 빠른볼에 자신의 장기인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다. 2회말 2사후 LG 7번 임 훈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8번 유강남에게 1타점 우중월 적시타를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이태양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제부터 더 열심히 하겠다. 결혼후 첫승이다.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오늘은 피하지 않고 칠테면 쳐라는 식으로 강하게 다가섰다. 더 떨어질 곳도 없지 않나. 볼넷이 없었던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태양이 잘 던졌다. 정우람도 뒤에서 잘 막았다. 송광민의 쐐기타, 경기초반의 로사리오의 홈쇄도가 오늘 승리를 가져왔다. 포수 차일목의 리드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3회부터 5회까지는 7연승중이던 LG 타선에 당당하게 맞섰다. 고질이었던 볼넷은 없었다. 경기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태양에 대해 "지난번(5월 6일 kt 위즈전 4⅔이닝 3실점) 등판에서도 3회 이후 나쁘지 않았다. 점점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취재진이 경기전 '이태양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이유'를 묻자 김 감독은 "이태양 뿐만 아니라 송은범도 기회를 많이 줬다"며 웃어 넘겼다.

이태양으로선 대단히 중요한 선발등판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대대적인 마운드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장 다음주 화요일(1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돌아온다. 알렉시 오간도-비야누에바-배영수-윤규진-이태양으로 선발진이 새로 꾸려진다. 5선발이던 송은범은 중간으로 내려갔고, 박정진과 장민재는 2군으로 갔다. 새롭게 김재영과 김범수가 2군에서 합류했다.

이태양으로선 이날도 부진이 이어지면 더이상 선발진에 남아있기 힘들수도 있었다. 자칫 2년차 사이드암스로 김재영에게 선발자리를 내줄 지도 모를 처지였다. 이태양으로선 이날 피칭이 보물과도 같았다. 특히 한창 상승세였던 LG 타선을 상대로 호투했기 때문에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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