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박치국, 레전드 이승엽과 맞대결도 담담...이친구 '물건'이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5-05 00:38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두산 베어스의 고졸 루키 박치국이 데뷔 후 처음으로 깔끔한 투구를 하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박치국은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9회초 팀의 네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동안 22개의 공을 던져 세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첫타자 대타 문선엽을 맞은 박치국은 2B2S상황에서 6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이날 박치국 투구의 백미는 이승엽과의 승부였다. 이승엽은 이날 허벅지 부상으로 벤치에서 대기하다 9회 팬서비스 차원에서 대타로 나섰다.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라이온즈파크 3루측에 자리잡은 홈팬들은 대부분 일어나 구장이 떠나갈듯 "이승엽 홈런"을 외쳤다. 박치국으로서는 처음 겪어보는 원정 경기의 상대팀 응원에 부담이 될만도 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치국은 2B2S에서 파울이 4개나 나오는 끈질긴 승부 끝에 8구만에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권정웅 역시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내세워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사실 박치국은 이전 두번의 등판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2경기 모두 2사를 잡아놓고 난타를 당하거나 볼넷을 내줬다. 지난 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이후 볼넷 3개와 안타하나로 3실점했다. 지난 달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2사후 이대호 최준석 김문호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아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덕분에 4일 현재도 평균자책점은 15.43이다.

하지만 4일 크게 앞서며 편안하게 투구 할 때는 압도적인 구위로 타자들을 잡아냈다. 결국 전 2경기의 부진은 정신적인 문제가 컸다는 의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분간 박치국을 1군에서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조금의 경험만 쌓는다면 금새 활용도가 높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고졸 신인 박치국의 빠른 성장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앞서 만난 박치국은 팀 '막내'답게 선배들의 생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생수 심부름을 해도 1군에 있는 것이 낫지 않나"라는 질문에 박치국은 담담히 "그래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신인답게 패기 있는 대답. 안타를 맞더라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고 퓨처스리그에서라도 계속 던지고 싶다는 말이다.

아직 담금질중이지만 야구 열정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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