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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지난 2일 SK와이번스를 상대로 9회 극적인 대역전극을 펼쳤다. 4-5로 뒤진 9회초 상대 마무리 서진용을 두들겨 6대5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마무리 정우람이 2사후 안타-볼넷-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마지막 타자인 정의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손에 땀을 쥐게한 역전승. 지난달 대전에서의 3연전 스윕패 충격에서 다소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는 답답했던 경기흐름이다.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어버린 SK의 투런포 2방은 그림의 떡이다. 팀홈런 49개로 전구단 통틀어 1위인 SK와 팀홈런 공동 꼴찌(8위 한화 LG kt, 이상 15홈런)인 한화는 출발선이 다르다. 이를 인정해도 찬스에서 꽉 막힌 느낌이 컸다. 지금까지는 이 답답함을 4번 타자 김태균과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해소해줬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태균을 대신할 적임자로 최진행을 꼽았다. 김 감독은 2일 "최진행이 깨어나야 한다. 최진행의 타격감이 들쭉날쭉이어서 걱정이다. 자신감 있게 스윙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행은 지난달 21일 kt전부터 29일 넥센전까지 8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펼치며 타율을 2할7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넥센전 4타수 무안타, 지난 2일 SK전 5타수 무안타(3삼진)로 침묵했다. 특히 2일 경기에선 5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는데 세차례 득점권 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1회 1사 1,2루 삼진, 2회 1사 2루 삼진, 9회 1사 1,2루 삼진. 최악의 결과다. 진루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최진행은 2015년엔 약물복용으로 30경기 출전정지 제재를 받았고, 지난해는 시즌 초반 수비를 하다 크게 다쳤다. 오른어깨 골절로 잔여시즌을 쉬었다. 한창 타자로서 꽃피울 시기에 악재가 끊이질 않았다. FA는 내년 시즌이 끝나야 자격이 생긴다.
최진행은 팀내동료들도 인정하는 타자다. 2010년 32홈런, 2015년 18홈런을 때려냈다. 펀치력에 상당한 타점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올시즌 타율 2할4푼4리에 1홈런 7타점은 아쉽다.
최진행이 폭발하면 한화타선은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이용규-정근우,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는 엔진예열을 마쳤다. 하주석과 로사리오는 정상궤도에 빠르게 진입했다. 포수 최재훈은 수비형이라는 프레임을 넘어서고 있다. 송광민의 부상여파가 뼈아프지만 최진행만 가세하면 타선은 그럭저럭 꾸려나갈 수 있다. 한화가 최진행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유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